살처분폐지연대

최근 편집: 2024년 8월 15일 (목) 14:22

삶은 처분될 수 없다.

축산단지에서 전염병이 돌 때 동물을 살처분하지 않도록 활동하는 단체. 2023년 10월 소 농가에서 럼피스킨이라는 전염병이 돌 때 활동을 시작하였다.

살처분이란?

제1종 가축전염병[주 1]이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감염된 동물뿐만 아니라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감염 동물과 접촉한 동물, 동일 축사의 동물 등 건강한 동물들까지 예방적으로 죽여서 처분하는 것. 시체는 매몰 또는 소각된다. 농장동물뿐만 아니라 양식장 속 수생동물, 실험동물, 동물원의 동물들까지 동물을 착취하는 산업 전반에서 이루어진다.

농장동물의 낮은 면역력은 더 높은 생산량을 위해 동물종을 개량한 인간의 책임이 크다. 또한 전염병 유행은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 조성된 대량밀집사육 환경 탓이 크다. 그런데도 인간은 질병에 취약하다는 이유만으로 동물들을 살처분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인간들에게 동물의 삶을 가볍게 끊어버릴 권한이 있는지, 살처분폐지연대는 질문하고자 한다.

활동

2023년

  1. 살처분 반대 액션
  • 일시: 11월 11일 토요일 낮 2시
  • 장소: 서울역 광장
  • 내용: 살처분되는 모습을 재연하며 살처분이 틀렸음을 알림
  • 성명서
살처분 반대 액션 전문 보기
지난 9월, 이탈리아 경찰이 구조된 동물들이 살고 있는 생추어리에 침입해, 그 곳의 거주 동물들을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여 ‘살처분’을 시행한 것입니다.

현재 소 농가에서는 ‘럼피스킨병’이라는 전염병이 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번에도 살처분이라는 방법을 택했으며, ‘한우와 원유 수급 영향’을 염려합니다. 며칠 전, AI, 즉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고, 국가는 수많은 조류들을 살처분했습니다.

살처분은 육상동물부터 수생동물까지, 축산동물부터 수산동물, 실험동물, 야생동물,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까지, 모든 비인간동물을 대상으로 시행됩니다. 생매장(매몰), 가스 살해, 독살, 폭행으로 인한 살해, 전기 도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됩니다.

하나, 우리는 병의 특징, 인간종에게의 전염 가능성, 치사율, 비인간동물 당사자의 질병 감염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살처분에 반대합니다. ‘예방적’ 살처분이어서, ‘과도한’ 대처이기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병에 걸린 존재도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존재도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쾌고감수능력과 무관하게, 비인간동물과 인간동물, 모든 동물에 대한 착취에 반대합니다. 고통을 느끼는 지 여부도 인간중심적인 시각으로 임의적으로 판단한 것이고,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죽이거나 착취해도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떠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존재는 ‘보호’하고, 부합하지 않는 존재는 배제하는 권력을 경계합니다. 타자의 고통도 자의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기에, 죽는게 낫다고 판단하는 권력을 경계합니다.

하나, 살처분이 폐지되기 위해서는 동물착취가 철폐돼야 합니다. 축산업, 어업, 동물실험을 시행하는 산업, 야생동물 납치 살해 및 거래 산업, 비인간동물 전시 및 감금 산업 등을 비롯한 동물산업의 철폐 없는 살처분 폐지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축산업, 어업, 동물실험, 동물원 등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동물복지 농장, 동물산업의 존속을 위한 백신 등은, 인간의 자본 축적을 위해 마음대로 죽여도 된다는 전제 아래에서의 ‘대안’입니다. 인간이 비인간동물을 착취하는 이상, 동물복지는 없습니다. 살처분의 폐지는, 비인간동물을 착취하는 구조를 유지하는 ”동물복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살처분을 ”동물복지“의 문제로 바라보는 프레임을 전환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 우리는 살처분이 일어나도록 하는 착취적이고 위계적인 구조를 무너뜨리고자 합니다. 살처분을 시행하는 주체는 공무원에서 비국민 노동자와 용역으로 바뀌었습니다. 내몰려있는 비인간동물을 살해하는 것에 반대하듯, 내몰려 있는 이들에게 살해를 외주 주는 구조에 반대합니다. 살처분은, 축산업 등 동물산업의 피해를 줄이려고 개인의 재산을 국가가 처분하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인간과 비인간에 대한 구분이, 가축과 가축이 아닌 동물에 대한 구분이 위계를 만듭니다. 현재의 ‘가축’은 인간에 의해 강제로 개변된, 취약하고 장애화된 신체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축‘을, 건강하지 못하다는 근거로, 질병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죽입니다. 농장동물의 재생산 능력이나 장애가 있는 동물들이나 생산력이 떨어지는 동물에 대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존재에 대한 ‘선제적 도태’도 살처분입니다. 출생부터 질병의 감염, 살처분까지, 모든 과정이 철저하게 자본주의 논리대로 굴러갑니다. 감염된 사체와 폐기물을 값싸게 처리하기 위해, 사료로 만들거나 땅으로, 수로로 버립니다. 그 경로로 또 다른 동물들이 감염되게 되고, 그들은 다시 살처분됩니다.

하나, 우리는 누군가의 몸을 소유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구조에 반대합니다. 사유재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 살처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취지 자체가 불평등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국가는 특정 비인간동물을 ’가축‘으로, ’가축‘을 ’식량‘으로, ‘식량’을 사유재산으로 여기며, 공급가격을 조정합니다. 비인간동물, 그리고 식량은 사유재산이어서는 안 됩니다.어떤 존재가 어떤 존재를 죽여도 되는 대상으로 정하는 사회에 저항하고자 합니다. 동물착취가 자본주의내에서 산업으로 번역되는 한 살처분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살처분이 존재하는 이유는, 생명을 도구화하고 피해자의 피해가 가해자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도태의 대상이 되고, 죽음이 묵인되는 구조가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불가피하다‘는 말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살처분반대모임은 인간을 위해, 경제성을 위해 비인간 동물을 죽여도 된다는, 비인간동물을 ’처분‘할 자격이 인간동물에게 있다는 전제 자체를 재고하기를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1][2]

주석

  1. 우역, 우폐역, 구제역, 가성우역, 블루텅병, 리프트계곡열, 럼피스킨병, 양두, 수포성구내염, 아프리카마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열병, 돼지수포병, 뉴캣슬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및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질병으로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가축의 전염성 질병.
  1. “11/11 살처분반대액션 성명서 전문(1)”. 《Instagram》. 2023년 11월 26일. 2024년 8월 15일에 확인함. 
  2. “11/11 살처분반대액션 성명서 전문(2)”. 《Instagram》. 2023년 11월 26일. 2024년 8월 15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