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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1년 11월 14일 (일) 14:12

연어(鰱魚)는 연어목 연어과 연어속(Oncorhynchus)에 속하는 물고기를 가리키는 통칭이다.

하지만 송어산천어처럼 생물학적으로는 연어속이지만 연어라고 부르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연어속은 아니지만 그쪽 물고기와 비슷하므로 연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연어는 연해서 연어라지 뭐요?

명칭

한국어에는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연어 새끼를 가리키는 연어사리라는 말도 있다.

영어에서는 salmon이라고 하는데, 흔히 한글로 음차해 '쌜먼'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중에 있는 L이 묵음이므로 '쌔먼'이 정확하다. 이 단어는 라틴어 salmo에서 나왔는데, 라틴어를 어원적으로 분석해보면 '뛰어오르는 것'이란 의미가 있다. 즉 로마인들은 연어를 '뛰어오르는 물고기'라고 부른 셈인데 그 이유는....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고대 영어에서는 연어를 leax라고 불렀다. 게르만어 계열은 연어를 가리켜 이 단어의 동계어를 사용했다. 고대 노르드어(그리고 아이슬란드어)로는 lax, 독일어는 lachs라는 단어를 쓴다. 어원사전을 찾아보면 이 단어는 어원적으로는 '물고기'를 가리키는 단어에서 파생되었다고 하는데, 옛 게르만인들은 물고기라고 하면 머릿속에서 연어부터 떠오를 정도였지 않을까?

한중일 삼국은 연어를 가리키는 한자 표현이 서로 다르다. 중국에서는 鲑鱼(규어)라는 단어를 쓰고, 일본에서는 鮭(규)라는 한자를 쓰고 사케(サケ)라고 읽는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연어(鰱魚)라는 단어는 중국에서는 잉어목 물고기인 백련어(白鰱魚), 즉 초어를 가리킨다. 3대 한자 문화권 중 한국만 다른 한자를 사용한다. 한국의 고서에서는 연어(年魚)라고 쓰기도 했다. 아마 1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물고기란 의미에서 붙인 이름일 것이다. 고서에 따르면 年魚라고 씀이 정식이지만 흔히들 鰱魚라고 쓴다고 하였다.[1]

수산업계에서는 연어(O. keta)를 다른 연어와 구분하여 백연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초어를 가리키는 백련어와 한자가 똑같기 때문에 자칫하면 오해할 소지가 있다.

서식지

연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들은 대체로 맛이 좋아 식용어류로 인기가 많다. 연어속(Oncorhynchus) 물고기는 학계에 십수 종이 보고됐으나, 이중 상업적 대상이 될 만큼 대량으로 포획, 혹은 식용되는 것은 예닐곱 종에 지나지 않는다.[2] 모든 연어속 물고기가 북반구 자생인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상업적 대상이 된 연어들은 전부 북반구 자생이 확실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남반구 국가에서 상품으로 내놓는 연어는 전부 양식이다.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연어를 아시아계/북미계/시마계로 나눌 수 있는데, 한국 연어(O. keta)는 아시아계에 속한다. 한국에 회유하는 연어속 물고기는 연어와 송어뿐이지만, 북한에는 은연어 등 다른 연어도 돌아온다.

생태

파일:연어회유경로.GIF
우리나라 남대천 연어의 회유경로

연어는 대표적인 회유성 어종으로 바다와 강을 오가며 지낸다. 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대체로 이러하다.

연어는 10월이나 11월에 바다에서 태어난 강의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온다. 이 시기에 연어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혼인색이라 하여 몸에 전에는 없던 붉은색이 나타나는데, 혼인색이 얼마나 넓고 진하게 나타나는지는 종에 따라 다르다. 다만 우리나라의 연어는 붉은색이 꽤 옅은 편이다.

수컷은 경쟁자들과 싸우려고 아래턱이 구부러지고 위턱과 이빨이 나온다. 수온이 10℃쯤 되고 수심은 30 cm, 유속이 느리며(대략 20 cm/sec 정도라 함) 물이 맑은 곳에 산란장을 마련한다. 산란장에 도착하면 암수가 짝을 이루는데, 암컷이 산란장을 파면 수컷이 경계를 선다. 수컷은 다른 수컷이 다가오면 쫓아내려고 이빨로 물어뜯으며 싸우지만, 암컷은 수컷이 뭘 하든 제 할일만 한다. 암컷이 꼬리로 지름 1 m, 깊이 50 cm 정도로 구덩이를 판다. 구덩이를 모두 파면 그때까지 남아 있는 수컷과 함께 구덩이 안에 들어가 암컷은 알을 낳고 수컷은 정액을 뿌린다. 암컷은 다시 아까 파둔 구덩이보다 살짝 상류로 올라가 다시 구덩이를 파는데, 나중에 판 구덩이에서 나온 모래와 자갈이 먼저 판 구덩이를 덮을 수 있게 위치를 잡는다. 구덩이를 다 파면 다시 수컷과 더불어 알을 낳고 수정시킨다. 이렇게 구덩이를 두세 번 파고 알을 낳은 뒤 덮어준다. 암컷 한 마리가 대략 2-3천 개 알을 낳는다. 짝짓기를 마치면 수컷은 산란기 동안 변했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보통은 이렇게 짝짓기를 마치면 수컷이든 암컷이든 모두 천천히 그 근처에서 죽어버리지만, 대서양 연어는 살아남아서 짝짓기를 몇 년 더 하고 나서 죽는 개체가 많다. 그런데 대서양 연어는 Salmo 속이므로, 결국 연어속(Oncorhynchus)은 알을 낳으면 죽는다고 봐도 될 듯.

알은 대략 60일이 지나 이듬해 1월쯤에 부화한다.[3] 연어사리(연어 치어)는 길이가 3 cm 정도이며 난황을 달고 태어나기 때문에, 난황이 있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 수 있다.

파일:연어사리.jpg
난황을 달고 있는 커여운 연어사리

자갈 틈에 숨어서 4-5주 정도 지내다가, 난황을 모두 섭취하면 강의 중류로 내려와 짤다구나 날도래 등 물에 사는 조그만 벌레나 플랑크톤 등을 먹으며 지낸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시기에 죽는 연어사리가 매우 많다. 천적에게 잡아 먹히는 경우는 물론, 비슷한 먹이를 먹는 어류가 많으므로 먹이를 먹지 못해 굶어죽을 수도 있다.

연어사리가 6 cm 정도까지 커지만 강 하류로 내려가 바닷물에서도 살 수 있도록 적응하는 기간을 보낸다. 이후 4-5월쯤에는 연안으로 나아가 작은 물고기,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며, 그 이후에 먼 바다로 나아가 4-5년간 머무르면서 (연어 O.keta의 경우에는) 몸 길이가 70 cm 정도로, 최대로는 1 m까지 자란 뒤 다시 알을 낳고자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간다. 번식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령 즉 생물학적 최소형은 만 3-4년이다.

혼인색의 모습

혼인색을 하고 있을 때와 하지 않고 있을 때의 모습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수컷은 색깔만이 아니라 등이나 주둥이 모습도 바뀌었다. 홍연어는 혼인색을 띠면 머리만 빼고 전부 새빨갛게 변한다. 혼인색을 띨 때의 모습도 종에 따라 다르다.

연어살 색깔

사람들이 연어라고 하면 떠올리는 붉은 빛깔은 연어 자체의 색깔이 아니라 먹이로 인해 획득한 색깔이다. 대양에서 새우 등을 먹으면서 얻은 아스타크산틴(astaxanthin)[4]이 살에 축적되어 붉은색을 띤다. 당연히 어떤 먹이를 얼마나 먹었느냐에 따라 붉은색의 정도가 달라진다.

양식연어는 일부러 먹이에 붉은색 색소를 첨가하지 않는 한, 살이 흰빛을 띤다.

양식 연어

연어 양식에는 대부분 대서양 연어를 사용한다. 크기가 크며 한 번 알을 낳고도 죽지 않는 개체가 많다는 점이 양식에 유리하다. 현대적 의미의 연어 양식은 1960년대에 노르웨이에서 시작했는데, 노르웨이가 대서양 연어의 서식지란 점도 대서양 연어가 퍼지는 데에 한몫 했을 것이다. 또한 노르웨이에 있는 대서양 연어가 다른 지역의 대서양 연어에 비해서 늦게 성숙한다는 점, 즉 성체가 됐을 때 노르웨이 쪽이 더 크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현대에 대서양 연어 양식에서는 대부분 노르웨이 대서양 연어 잡종을 사용한다. 양식 연어의 가장 큰 시장은 유럽연합, 북미, 그리고 일본이다.

야생 대서양 연어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 관심필요(LC) 등급으로 평가하였다. 당장 멸종할 걱정은 없지만 가능성은 있으므로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의미.

생태계 안에서의 역할

연어가 알을 낳고 강가에서 죽는다는 것 자체가 강 근처 생태계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 바다의 풍부한 영양분을 강 상류까지 목숨을 걸고 가져와 주기 때문에, 리그베다 위키 시절의 드립처럼 "생태계의 영양셔틀"이란 말이 과장이 아니다. 올라가는, 혹은 알을 낳고 죽어가는 연어를 동물들이 먹고, 식물들도 죽은 연어를 양분으로 삼아 자라게 된다. 따라서 연어가 올라오던 하천에 (어떤 이유로) 연어가 못 오게 되면 근처의 동식물이 전부 타격을 받는다.

참고자료

  • 동원산업 홈페이지
  • 남대천 연어(Oncorhynchus keta) 치어의 먹이 생물, 강수경 등 4인, 한국해양학회지 12원 2호 pp.86-93
  • 어류의 생태, 김무상, 2003년, 아카데미 서적
  1. 年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물고기를 가리키는 한자를 찾다보니 鰱이라고 썼을 수도 있다.
  2. 이중 대서양 연어는 학명이 Salmo salar로, Oncorhynchus속에 속하지 않는다.
  3. 수온이 낮으면 부화기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
  4. 화학식은 C40H52O4, 분자량은 596.84인 카로티노이드. 그리고 뻘겋다. 새우나 가재, 게 등 갑각류의 껍질이 뻘건 것이 다 요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