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감수성

최근 편집: 2020년 6월 26일 (금) 15:19
Larodi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6월 26일 (금) 15:19 판

성인지감수성이란 젠더에 기반해서 배제와 차별이 일어나게 되는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1]

실태

성인지감수성이 부재한 법제정과 법집행이 여성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지난 10년간 전체 성범죄 판결의 41.4%는 집행유예를 받았고, 전체의 71.6%는 실형을 면했다.

성범죄 가해자들의 형량을 감경하는데 가장 큰 요소는 피해자와의 합의다.[2] 이를 위해 범죄자들은 피해자를 협박하고 집요하게 합의를 요구하는 등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범죄자들은 정신과 진료 기록 등 더 창의적인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진지한 반성은 판사들이 감형의 이유로 판시할 때 빼놓지 않는 필수 요건이지만, 반성의 대부분은 피해자가 아닌 재판부를 향한다.[2]

성범죄 판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재판을 모니터링하는 활동가와 시민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활동가는 피해자에 대한 배려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성범죄전담재판부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2]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현실을 인식하고 2020년 12월까지 더 높은 양형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2] 그러나 형량을 더 준다고 해서 성인지감수성이 부재한 법기관의 여성혐오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양형기준이 높다고 해도 여전히 판결의 재량은 판사에게 있고, 판결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역시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권인숙 의원은 평소 여성에 대한 재판부의 생각이 판결을 좌우하는 열쇠라고 말했다.[2]

2020년 6월 23일 이에 대해 방영한 PD수첩은 근본적인 문제는 사법부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에 있고, 사법부가 시대의 조류에 맞게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2]

관련 사례

손정우

최근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 동영상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했던 손정우는 국내에서 1년 6개월 형을 받았지만, 미국이었다면 최소 15년 이상의 형을 받는다.[2]

오덕식 판사

2018년 9월 최종범은 피해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팔과 다리 등에 타박상을 입히고 “함께 찍은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가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을 담당한 오덕식은 2020년 8월 협박, 강요, 상해, 재물손괴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지만, 최씨의 범행이 계획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이었다는 점과 문제의 동영상이 촬영된 경위, 실제로 이를 유출·제보하지는 않았다는 점 등을 참작해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이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3]

오덕식은 2019년 8월 고 장자연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오덕식은 조희천이 경찰 조사 당시 진술을 번복한 정황을 봤을 때 그가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혐의를 뒷받침할 유일한 증거인 윤지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3]

그 외

스태프 성폭행,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배우 강지환은 피해자와의 합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합의가 진행됐음에도 강지환 측은 항소심에서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당시 합의가 사죄의 의미긴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의미는 아니라는 주장이다.[2]

30년 만에 드러난 한 마을의 교회 목사의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 재판 1심에서 목사는 8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는 가해 목사의 아내로부터 집요한 합의 요구를 받았는데, 피해자와의 합의가 불발되자 가해 목사 측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2]

심지어 여성이 술 마시고 성관계를 맺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본인의 가치관을 재판 중에 공공연하게 피력한 판사도 있었다.[2]

PD수첩의 방송

2020년 6월 23일, MBC ‘PD수첩’이 N번방 사건을 비롯, 세간에 화제가 된 성범죄 판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함께 국민의 법 감정과는 상반된 성범죄 판결들과 성범죄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다뤘다.[2]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