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최근 편집: 2021년 1월 13일 (수)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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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Boys' Love) 혹은 야오이는 일본에서 유래한, 미소년들의 동성애를 다루는 만화, 소설 등의 서브컬처 장르 중 하나이다. 꽃미남들을 볼거리로 삼으면서 남성을 성적 대상으로 그려내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적인 내용이 많다는 점에서 단순 퀴어 장르와는 구분되는 면이 있다.[1]

역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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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동성애 소재의 만화들은 처음엔 일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2] 만화평론가 박인하는 한국의 순정만화가 자생력을 갖고 있었기에 일본 순정만화는 재미를 보지 못하였고 새로운 소재인 동성애 만화만이 잘 팔려 출판업자들이 너도 나도 이런 만화들을 들여왔다고 해석하였다.[2] 이후 황미나, 김혜린 등의 만화에서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하다가 박희정마틴 앤 존, 이정애열왕대전기, 소델레니 교수의 사고 수첩 등의 만화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했다.[1] 1990년대 동성애 소재의 만화는 장르의 특수성과 맞물려 시민단체의 눈총을 받으면서 만화인들 내부에서까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2] 공식적인 판매망을 갖고 있지 않은 일부 만화창작인들의 회지에서는 포르노에 가까운 동성애 만화를 찾아볼 수 있기도 했다.[2]

여성들이 BL을 소비하는 이유

여성과 남성이 출현하는 기존의 이성애 로맨스물이나 포르노는 그만큼 자신의 성별로 이입하기에 더 좋다. 그러나 가상의 인물에 나를 이입하게 되면, "여성"이라는 성별로 겪는 현실이 같이 따라들어온다. 여성으로 현실을 살아온 나는 알고 있다. 여성으로 살면 끔찍한 일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걸. 그래서 등장인물이 여성으로 설정된 인물에 이입하게 되면 쾌락 뿐 아니라 현실의 위협도 같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성이 강간당하거나 일방적으로 성적으로 도구화되는 재현물을 보면 끔찍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여성이라는 제 2의 성별로 강하게 사회화되며 자라온 여성들은 창작물에 여성으로 이입할 때 현실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BL의 경우 등장인물이 나와는 다른 성별로, 완전히 이입할 수 없게 제한 장치를 둠으로써 적절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 필요할 때는 원하는 인물에 이입하되, 위협이 될 경우 이는 절대 현실로 구현될 수 없다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여 여성은 창작물이 투사하는 공격에서 회피할 수 있다. 내가 성적으로(만) 대상이 되는 재현물과는 달리, 누군가를 대상화하며 즐거움을 느끼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BL은 기존의 포르노NL과 달리 매력적이다.

역담론으로써의 BL

BL은 기존의 순정만화가 꽃미남들을 등장시키면서도 여성이 로맨스를 통해 구원받는 전통적인 플롯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비해 남성들만을 등장시키면서 과감하게 여성을 시선의 주체로 삼는 일종의 역담론이다.[1]

황미나는 "남자 동성애 만화는 '여성 독자들의 성적 즐거음 찾기'라는 측면을 반영한다. 남성들의 성적 세계를 훔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를 동물적으로만 그리고 있는 남성작가들의 만화에 대한 반발 심리도 있다"고 말하였다.[2]

한계

BL들은 단순한 젠더의 역전만으로는 성상품화의 문제에 대한 전복적인 상상력이 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1]

  • 남성간의 로맨스로 바뀌었을 뿐 그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의 지배/피지배 방식은 그대로 유지된다.[1]
  • 강간에 가까운 성관계가 이루어짐으로써 성적 대상이 되는 인물에 대한 지배가 그대로 반복된다(소델리니교수의 사고수첩).[1]
  • 파편화되고 과장된 성적 이미지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강한 힘이 성적 대상을 지배하는 현상이 열정으로 미화되기도 한다.[1]

또한 작가들이 실제 동성애자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경우는 드물고 이성애적 사랑을 남자주인공들끼리 떠맡은 경우가 많으며 모호한 표현으로 위험부담을 피해갔다는 지적도 있다.[2] 박인하는 '흥미위주의 수준으로 동성애를 전락시킨 만화는 결국 작가들의 뒷덜미를 잡을 것'이라고 말하였다.[2]

하지만 아직은 생성중인 장르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시도들이 필요하다.[1]

  • 마틴 앤 존은 서로 사랑하는 두 남자와 그중 한 명의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라는 조합에도 불구하고 신데렐라 구원신화도 아니고 서로를 지배하는 강간신화도 아닌, 인간관계에 대한 성도 사랑도 이룰 수 없는 갈망을 그린다.[1]

단어 뜻

  • 야오이는 야마나시(주제 없음), 이미나시(의미 없음), 오치나시(완결 없음)란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라고 한다.[1]

출처

  1.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이선옥. 2003. "대중문화의 성상품화와 인권", 아시아여성연구 42호.
  2. 2.0 2.1 2.2 2.3 2.4 2.5 2.6 김민경 기자 (1997년 1월 23일). ““틀에 박힌 순정 싫다”‘동성애 만화’선풍”.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