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최근 편집: 2017년 2월 3일 (금) 21:53
Viral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2월 3일 (금) 21:53 판 (유형명 강조, 페이스북 페이지 틀)

채식주의는 식물 기반의 (식)생활을 지향하는 가치관이다. 식생활뿐만 아니라 가죽을 쓰지 않는 의류,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모두 '채식주의'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져있지만, 외국에서는 전자를 Vegetarianism, 후자를 Veganism으로 구분하여 부른다.

채식주의, 육식주의

'채식주의'라는 말은 채식이 특정 신념에 기반한 행동 양식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반대로 육식을 하는 사람은 '육식인' 정도의 단어로 표현되는데 과연 고기를 먹는 일은 해당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과 무관한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고기를 먹게 되지만, 그 기저에는[1] "특정 동물을 먹는 것이 윤리적이며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신념체계"인 육식주의가 있다. 육식을 권하는 육식주의 사회에서 굳이 채식을 한다는 건 특정한 신념에 따른 비육식, 반육식, 탈육식에 가깝다. 따라서 채식주의는 반육식주의, 비육식주의, 탈육식주의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는 남성의 지배가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며, 필요하다는 신념에 의해 정당화되듯이, 육식주의 이데올로기는[2] "육식이 자연스럽고, 정상이며, 필요하다"는 신념에 의해 정당화된다. 육식주의 이데올로기는 잘 보이지 않는 비가시성을 지니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페미니즘에서 가부장주의의 존재와 폭력성을 증언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모든 폭력적 이데올로기에 대항할 때 그 존재를 증언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채식주의에서도 육식주의의 명명은 그 존재와 폭력성을 증언할 토대가 되는 중요한 작업이다.

이유

육식을 정당화하고 권하는 육식주의 사회에서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건강, 동물해방, 환경, 생명, 윤리, 기아, 명상, 종교, 평화, 금욕, 영성 등 채식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으며, 이는 때로 에코페미니즘과 연결된다.

채식과 건강

우리가 섭취하는 육류, 유제품, 달걀, 생선에는 건강에 문제가 되는 콜레스테롤, 포화 지방산, 옥시던트 등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은 혈중 수치가 높을 경우, 각종 심장 질환, 동맥경화, 뇌졸중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달걀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은 평균 186mg(USDA 자료 기준)으로 달걀을 두 개만 섭취하여도 1일 섭취 권장량 300mg[3]을 초과하게 된다.

T. 콜린 캠벨 박사가 저서 The China Study(2005)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동물성 식품의 섭취는 만성 심장 질환, 당뇨,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같은 만성 질병과 관련이 있다[4].

축산업과 환경

축산업에서의 온실 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14.5%[5]로 이는 모든 운송 수단의 온실 가스 배출량을 합한 것보다 크다. 특히, 소나 양과 같은 반추 동물은 소화 과정에서 다량의 메테인(메탄)을 발생 시킨다. 메테인은 온실 효과가 매우 큰 온실 기체로 이산화탄소에 비해 72배나 강한 온실 효과를 낸다.

사육장에서 발생한 가축 배설물의 상당량은 최소한의 정화 과정만을 거치거나 전혀 정화 처리를 하지 않고 바다로 배출되며, 이는 근해에 심각한 해양 오염을 야기한다. 심한 경우 조류 외에는 생명체가 전혀 살 수 없는 해역, 이른바 데드 존(dead zone)을 형성하기도 한다.

가축 사료를 만들기 위해 재배되는 농경지에 뿌려지는 막대한 양의 비료, 농약은 토양과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된다. 비료에 포함된 질소 성분 역시 데드 존 발생의 원인이 된다.

공장식 축산

고도로 산업화된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업은 다양한 지점에서 건강과 동물 윤리에 관련한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공장식 축산을 통해 사육되는 동물들은 공통적으로 매우 비좁은 사육 공간에서 대단위로 밀집된 생활을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동물은 일반적으로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육장은 배설물과 각종 오물로 인해 비위생적인 경우가 많아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가 쉽다.

공장식 축산의 동물들은 과밀하게 모여 있으면서도 또한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전염병에 취약하며, 이를 막기 위해 사료에는 각종 항생제와 약물이 첨가된다. 축산 농가에서의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이 같은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인 슈퍼 버그 발현의 위험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동물 윤리에 관한 여러 문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인 Earthlings(2005)를 통해 공장식 축산에서의 발생하는 다양한 폭력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젖소가 우유를 생산하려면 임신을 해야하기 때문에 보통 수컷에서 채취한 정자를 인공 수정을 통해 강제로 임신을 시킨다. 암소가 새끼를 낳으면 우유를 생산해야 하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새끼를 어미로부터 격리한다. 젖소의 자연 수명은 20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임신과 출산을 과도하게 반복한 젖소는 곧 건강에 문제가 생기며, 보통 4-5년이 지나면 도축되어 분쇄육 등으로 쓰인다.

송아지 고기를 위해 길러지는 송아지는 근육의 발달을 막기 위해 좁은 우리에 쇠사슬 등으로 묶여 지내는 경우가 많다.

돼지

밀집 사육되는 돼지는 다른 돼지의 꼬리와 귀 등을 물어 뜯고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있으며, 이 때문에 종종 어린 돼지의 꼬리와 귀의 일부를 절단한다.

가금류

밀집 사육되는 닭과 칠면조는 다른 개체를 쪼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리 끝을 절단하기도 한다[6].

산란용 암탉의 대부분은 거의 움직일 수 조차 없는 좁은 닭장에서 일생을 보낸다.

도축

많은 채식주의자들은 채식만으로 정상적으로 생존과 생활이 가능하고, 육류 섭취를 위한 동물의 도축이 불필요한 살생 행위이므로 이를 피해야 한다고 여긴다. 만약 도축을 한다면 윤리적으로 이 과정은 신속하고 고통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공장식 축산에서는 도축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므로, 종종 숨이 완전히 멎지 않은 상태에서 도축 라인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유형

채식주의자들은 각자의 신념, 환경(ex. 육식 회식이 잦은 직장, 급식을 먹어야 하는 학교/군대 등), 건강상태에 맞는 지속가능한 유형의 채식을 선택한다.

채식주의자라는 말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채식지향자'라는 말로 자신을 소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주일에 한번씩 채식을 하는 전세계적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

페미니즘이 여성뿐만 아니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하에서 착취받는 모든 존재들에게로 확대될 수 있는 것처럼, 채식은 '육식의 대안적 식사'의 다양한 형태들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바라볼 수 있다.

  • 비건(Vegan): 완전채식. 과일과 채소 외에는 먹지 않는다. 식생활뿐만 아니라 가죽, 동물성 성분이 들은 화장품 등 동물의 고통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벌의 노동착취로 생산되는 상품인 꿀도 먹지 않는다.
  • 락토(Lacto): 과일, 채소, 우유와 유제품을 먹는다. 동물의 알은 먹지 않는다.
  • 오보(Ovo): 과일, 채소, 동물의 알을 먹는다. 우유와 유제품은 먹지 않는다.
  • 락토-오보(Lacto-ovo): 과일, 채소, 우유와 유제품, 동물의 알을 먹는다. 해산물과 가금류, 조류, 육류(붉은 고기)는 먹지 않는다.
  • 페스코, 페스코테리언(Pescetarian): 과일, 채소, 우유와 유제품, 동물의 알, 해산물을 먹는다.
  • 폴로(Pollo): 붉은 살코기만 먹지 않는다.
  •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기본적으로 채식을 지향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육식도 하는 채식주의자.
  •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 건강식으로 유명하며, 때때로 생선을 섭취한다. 제철 음식을 사용하며,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 가급적 버리는 것 없이 재료를 통째로 섭취한다.
  • 로 비건(Raw Vegan), 생채식주의자: 생식을 하는 비건. 46도 이상의 온도를 가하지 않은 조리 방식을 택하는 채식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그 이상의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식재료의 비타민과 영양소들이 대부분 파괴되기 때문이다.
  • 프룻테리언(Fruitarian): 땅에 떨어진 과일과 씨앗만 먹는 채식. 식물을 경작하는 것이 농업을 통한 환경 파괴이며, 과일을 따는 것 자체가 식물에게 해를 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 자이나교 채식: 프룻테리언과 같지만, 그 이유는 종교적 수행이다. 식물의 뿌리 부분도 먹지 않기 때문에 야채 중에서도 감자 등을 먹지 않는다.
  • 수 베지테리언(Su vegetarian), 무오신채, 불교식 채식주의자: 야채와 과일만 먹으며, 그 중에서도 양파, 부추, 마늘, 달래, 파(오신채)처럼 향이 센 재료를 피한다. 종교적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 프리건(Freegan): 반자본주의, 반소비지상주의 채식인. 전통적인 방식의 경제활동을 피하고, 자원을 최소한으로 소비한다. 비건은 동물을 착취하는 모든 제품을 피하지만, 프리건은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자본주의 음식 시스템에 대한 저항으로 어떤 것도 사지 않으며 버려진 음식과 제품들을 재활용하여 살아간다. 폐기물재활용, 폐기물최소화하기 뿐만 아니라 일 조금하기, 버려진 건물에서 살기, 게릴라 가드닝, 자발적 사직 등 넓은 의미에서 대안적 삶을 살아간다.
  • 비덩주의자: 덩어리진 고기는 먹지 않고 육수는 허용하는 비덩주의자.
  • 호흡식가: 호흡만으로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섭취하는 사람.
  • 워터테리언(watertarian): 물만으로 에너지를 섭취하는 사람.

자이나교 채식, 수 베지테리언, 호흡식가, 워터테리언과 같은 채식 유형은 종교적 의식과 연결되어 있으며, 큰 영양학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니 함부로 따라해서는 안된다.


채식에 대한 오해

  • 많은 이들이 채식을 할 경우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육식주의 이데올로기 하에서 만들어진 신념이다. 육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모든 영양분을 채식으로도 섭취할 수 있으며, 이전에는 채식으로 섭취할 수 없다고 비판받았던 비타민 B12의 경우도 최근에 해조류에서 섭취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흔히 채식을 하면 단백질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콩류는 성분의 40~50%가 단백질이며, 이는 닭고기나 소고기보다 오히려 높은 단백질 함량이다. [7]

위험

동물성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완전 채식을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영양소 결핍의 가능성이 있다.

  • 비타민 B12: 비타민 B12는 식물이나 동물 체내에서 합성이 전혀 되지 않고, 오직 박테리아나 고세균에 의해서만 합성된다. 동물성 식품이 아니더라도, 자연 상태의 정수 처리되지 않은 물이나 세척되지 않은 식물 등을 통해 섭취가 가능하지만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해조류나 발효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채식인들 사이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이므로 보충제를 먹는 것이 흔히 권장된다.
  • 비타민 D: 햇빛에 피부를 일정 시간 노출시키면 체내 합성이 가능하다. 여건 상 불가능할 경우 보충제를 먹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표고버섯 등 일부 버섯을 통해서도 비타민 D를 섭취할 수 있다.
  • DHA: DHA는 오메가 3 지방산의 일종으로, 보통 채식을 할 경우에 ALA 형태로 섭취한 것이 채내에서 EPA, DHA 형태로 전환된다. 따라서 채식을 할 경우 ALA가 풍부한 식품을 지속적으로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ALA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치아 씨, 아마 씨, 햄프 씨, 호두 등이 있다. 채내에서 ALA가 DHA로 전환되는 비율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체질에 따라 보충제를 먹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같이 보기

참조

  1.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멜라니 조이, 모멘토, p36.
  2.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멜라니 조이, 모멘토, p132.
  3. 201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요약) - 한국영양학회
  4. The China Study - 위키백과 영어판
  5. Tackling Climate Change through Livestock - UN 식량 농업 기구
  6. 공장식 축산의 끔찍한 진실 9가지 (사진) - 허핑턴포스트
  7. >소고기 사태의 경우 100g당 25g정도, 닭가슴살의 경우 25g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