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 페이

최근 편집: 2017년 5월 30일 (화) 17:43

더치 페이(Dutch pay)는 비용을 지불할 때 한 사람이 전부 계산하지 않고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맞게) 각자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더치 페이(Dutch pay)라는 표현은 한국어식 영어(콩글리시)로, 실제 영어권에서는 'going Ducth', 'doing Dutch' 등으로 표현한다.[1]

주의! 네덜란드인에게 더치 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비하어로 들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후술하듯 더치 페이는 영국인들이 네덜란드인의 경제 관념을 부정적인 의미로 비꼬면서 정착시킨 단어로, 네덜란드인 입장에선 불쾌할 수 있는 단어이다. 사용시 주의를 요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를 각자내기로 순화하여 사용한다.

더치 페이의 유래

더치 페이의 더치(Dutch)는 네덜란드 또는 네덜란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네덜란드어 'Dutch treat'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 뜻은 '한턱내기'또는 '대접'을 뜻한다.즉, 네덜란드에서 다른 사람을 초대한 사람이 초대 받은 사람에게 한턱을 내거나 대접하는 문화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식민지 개척 시대가 되자 당시 식민지 경쟁을 하던 영국네덜란드과의 경쟁이 심해지고,영국인들 사이에서 '더치'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된다. 이로써 더치 페이라는 말도 각자 먹은 음식은 각자가 계산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하지만, 이 때 쓰인 더치페이는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맞게 낸다는 말로 쓰였기에, 그래도 공평, 합당, 합리이라는 조건이 있었다. 즉 "이번에는 내가 너희들보다 더 상황이 좋으니 내가 쏜다." 이런 것도 더치페이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합리성,합당,공평성도 배제한 기계적인 각자내기라는 의미로 변질되었다.

한국에서 쓰이는 의미

그나마 각자내기라는 말로만 쓰이면 다행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n라는 뜻으로 변질되었다.[2]

2000년대 들어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여성혐오는 더 심해지고,이에 개념녀 프레임과 함께 더치 페이가 유행하기 시작한다. 당시 심화된 여성혐오 분위기와 더불어, 더치 페이를 하지 않는 여성은 개념이 없는 된장녀라는 프레임이 유행하였다. 여성들은 연인 관계에서 더치 페이를 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실제로 더치 페이를 하는 여성도 많아졌다. 이 분위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선진국의 독립적인 여성들은 대한민국처럼 식사 등을 할 때마다 무조건 데이트 비용을 함께 부담한다는 말이 숱하게 쏟아져 나왔다.하지만 이것은 자료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실제로 북유럽,서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초기의 데이트에는 남성이 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으며(8:2 정도), 그 이후 자신의 상황,형편에 따라 서로 부담하면서 서로가 지출하는 비율이 비슷하게 수렴하는 거지(6:4~5.5:4.5),데이트마다 각자내기를 해서 저런 비율이 나온 게 아니다. 즉, 형편에 따라 내다보니 비율이 얼추 비슷하게 나온거지, 무조건적으로 각자내기를 하다보니 비율이 비슷하게 나온 게 아닌 것이다., 즉 선후관계의 오류와 인과관계의 오류를 동시에 저지른셈

특히 첫 데이트는 초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에 여성에게 돈을 나눠내자고 할 경우 남성들 사이에서도 버러지 취급을 받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2015년 메갈리아의 탄생 이후 희석되는 중이며, 더치 페이를 하지 않는 여성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의미가 변질된 원인

이성을 투자하는 물건으로 파악하는 문화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때부터 자식,애인,배우자 등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현대까지 계속 유지가 되어서 여러 병폐를 일으키고 있다. 예로 들자면, 자식을 부속품으로 생각해.공부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부모님이나, 여기에서 말하는 무조건 뿜빠이 문화가 있다.

김치녀 공포증, 꽃뱀 공포증으로 인한 더치 페이 집착

사회 전반의 여성혐오가 심각해지면서 일종의 꽃뱀 공포증, 여자에게 돈을 가져다 바치는 못난 남자가 되기 싫다는 근거없는 공포[3] 때문에 일부 남성들이 일종의 자기방어로 더치 페이를 강조하는 현상도 관찰된다. 애당초 데이트를 할 거면서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이 사람이 더치 페이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부터가 핀트가 어긋난 일이지만, 더치 페이를 하는 여자는 개념녀이고 더치 페이를 하지 않는 여자는 김치녀이자 더 나아가 꽃뱀이라는 식의 과장된 인식이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무조건 1/n에 동의 여부 확인이 데이트와 연애의 지상과제가 되는 황당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4], 즉 선후관계[5] 가 뒤집혀 버리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후술하는 한남 페이/루저 페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된다.

한남 페이/루저 페이와 같은 비하어의 등장

위에서 나왔듯이 한국에서 말하는 더치페이는 공평하고 합당한 데이트 비용이 아니라 청구된 금액을 무조건 2로 나누는 것으로 쓰이고 있기에 문제점이 많았다. 예를 들어 남녀가 데이트를 해 식사의 3/4을 남자가 먹은 경우에도 비용은 반반을 낸다거나[6] 술자리에서 술은 남자가 거의 다 마시고는 비용은 반반을 부담하는 등의 웃지 못할 상황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비꼰 루저 페이 혹은 한남 페이라는 단어도 등장할 정도다.

반페미니즘적 비판으로서의 더치 페이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비판할 때, 흔히 남성의 군역 문제와 함께 자주 거론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더치 페이 문제이다. 연인의 만남에서 주로 비용을 지불하는 쪽이 남성이며, 많은 여성들이 이를 당연시 한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의 연인 간 데이트에서의 변질된 더치페이 문화는 경제 위기와 다른 사람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취급하는 분위기, 무조건적으로 물적으로만 부담하려는 문화 등이 혼재되어서 생긴 문화로 보여진다.

OECD에서 가장 불평등한 수준[7]인 성별 임금격차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이를 여성의 문제로 전가하는 것은 문제를 극도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여담으로 한 명당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되게 하는 김영란법과 간편 송금 기술 발전 등의 영향으로 공적인 식사에서 각자 내는 것은 점차 확산 중이다.

참조

  1. 통념과는 다르게, 외국에서는 연인 관계에서 더치 페이를 잘 하지 않는다.https://en.wikipedia.org/wiki/Going_Dutch
  2. 각자내기라는 말에는 형편,자신이 서비스를 이용한 지분(소비한 음식의 양) 등을 고려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3. 이것은 첫번째에 나오듯이 여성을 초대하는 인간으로써 보는 게 아니라 투자하는 물건으로써 생각하기 때문이다.
  4. 이전 항목에선 더치페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남초에서 나오는 경우는 무조건 반반에 가깝다.
  5. 선: 각자가 형편에 따라 낸다. 후:그러다 보니 얼추 비슷해졌다.
  6. 만약 각자내기라는 정의에 의하면 남자가 더 많이 먹었으므로 3:1로 내야 한다.
  7. 한국, 남녀 임금격차 37%…OECD 최고 ‘불평등’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