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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1년 11월 8일 (월) 13:58

훈민정음 언해본(틀:첫가끝 諺解本)은 한문으로 된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어제 서문과 예의(例義) 부분만을 한글로 풀이하여 간행한 것이다. 이는 중세 한국어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헌 자료이다.

판본

훈민정음 언해본은 대개 15장으로 되어 있다. 판본은 몇 가지가 전하고 있으며 1459년(세조 5년)에 간행된 월인석보 권두(卷頭)에 실려 세종어제훈민정음(世宗御製訓民正音)으로 합본된 월인석보본과 박승빈(朴勝彬)이 가지고 있다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의 육당문고에 소장된 판본이 주로 활용되는 판본이다. 일본 궁내성과 일본인 학자가 가지고 있는 판본도 있다.

한편 월인석보본은 두 가지 판본이 전하고 있다. 하나는 서강대학교에 소장하고 있는 판본인데, 이것이 원간본으로 보이며 예의 부분에 치두음과 정치음에 관한 규정이 새로 첨가되어 있다. 또 하나는 1572년(선조 5년) 경상북도 영주시 희방사(喜方寺)의 복각본(覆刻本)이며 이는 서강대학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판본보다 후세에 만들어진 듯하다. 서강대학교에 소장하고 있는 판본에서 새로 첨가된 부분이 있는 것은 중국의 한자음을 정리하기 위해 훈민정음 창제 이후 일부 규정을 더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내용과 구성

훈민정음 언해본은 한문으로 된 훈민정음의 본문을 먼저 쓰고, 그 아래 한글로 협주를 단 뒤 한글로 새로이 한문을 풀이하는 방식으로 쓰여 있다. 따라서 훈민정음에 쓰인 한문을 읽은 뒤 그 한문의 각 글자 풀이를 읽고, 한글로 번역된 부분을 읽게 되는 것이다. 곧 한문을 모르더라도 훈민정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國之語音이"로 먼저 한문을 제시한 뒤, "國은 나라이다. 之는 입겿(어조사)이다."하는 식으로 한문의 각 글자에 대한 풀이를 하고 있다. 물론 각 글자에 대한 풀이로 제대로 된 해석을 할 수 없는 경우 한자로 된 단어를 통째로 풀이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자에 대한 풀이 후 "나라의 말이"로 완성된 번역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각 한자에는 아래에 작은 글자로 해당 한자의 소리를 적어놓고 있다. 간혹 한자만을 적거나 한글을 크게 적고 아래에 한자를 작게 적는 방식으로 표기한 문헌이 발견되지만 대개 이러한 방식이 훈민정음 이래 많은 문헌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한자어의 아래 작은 글자로 표기된 한글의 표기 방식은 동국정운식 표기로 불리는 것인데, 중국에서 사용되는 실제 중국 발음과 유사하게 적기 위한 표기라든지 초성, 중성, 종성이 모두 들어가야 하는 성음법을 지키고 있어 실제 사용되는 현실음의 표기와 다른 것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표기로 인해 고유어의 표기 방식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서문

훈민정음 언해본의 서두
틀:첫가끝
세종 어제 훈민정음[1]
틀:첫가끝
나라 말이
(나랏말싸미)
틀:첫가끝
중국과 달라
(듕귁어이 달아)
틀:첫가끝
문자(한자)와는 서로 맞지 아니해서
(문짜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싸이[2])
틀:첫가끝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 있어도
(이런 젼차로 어린 바익셩이 니르고져 홀[3]바이:[4]셔도)
틀:첫가끝
마침내 제 뜻을 실어 펴지 못할 사람이 많으니라.
(마참나이 제뜨들 시러펴디 몯할노미 하니라)
틀:첫가끝
내 이를 위하여 가엾이 여겨
(내 이랄 위하야 어엿비너겨)
틀:첫가끝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사이로 스믈여듧짜랄 마잉가노니)
틀:첫가끝
사람마다 하여 쉽게 익혀 날로 쓰며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사람마다 하이여[5] 수비[6]니겨 날로 쑤머이 뼌한[7]킈하고져 할 따라미니라)

다음은 김차균 교수의 재구음. 그러나 정확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관련 사이트

  1. 초창기에는 한자어 한정으로 발음이 없는 종성에는 'ㅇ'을 넣고, 'ㆁ'과 구별하였다. 연음현상 등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다만 훈민정음 내에서도 "소리가 없는 종성 'ㅇ'을 꼭 넣을 필요까진 없다"는 식의 내용이 있고, 이후 출간된 한글 서적에서도 점차 한자어에도 비어있는 'ㅇ'을 쓰지 않게 되었다.
  2. 중세국어의 ㆎ(아래애) 및 ㅐ 등은 이중모음이다.
  3. 현대 표기에서는 종성에 ㄹ과 붙은 여린히읗(ㆆ) 발음이 무시된다. 애초에 여린히읗 자체가 중세 국어에서도 거의 쓰이지 않는 자음이었다.
  4. ㅐ에서 나오는 ㅣ발음과 뒤따르는 ㅣ가 연이어져 약간의 장음처럼 된다. 영어로 비유하자면 'yeast'와 'east'의 발음 차이 정도. 쉽게 말해 yee 소리나 난다 yee 말이야
  5. 쌍이응(ᅇ)은 이응(ㅇ)과 같은 소리를 낼 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 /ᄫ/는 영어의 /b/와 /v/발음을 섞은 듯한 가까운 'ㅂ'이다.
  7. 기존의 'ㅎ'발음보다 'ㅇ'에 가깝게끔 여리게 발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