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리타리아니즘

최근 편집: 2016년 12월 28일 (수) 22:49
탕수육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12월 28일 (수) 22:49 판 (엠마 왓슨의 2014년 연설에는 '젠더 이퀄리즘'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음)

이갈리타리아니즘(영어: Egalitarianism or Equalitarianism) 또는 평등주의(平等主義)는 모든 인간은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다는 믿음에 근거하여 인간의 평등함을 강조하는 정치철학의 한 사조이다.

어떤 종류의 평등을 강조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평등하게 대해져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기에 이갈리타리아니즘이라는 용어는 상황에 따라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주로 소득 및 부의 평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사용된다.[1]

어원

평등(equality)을 뜻하는 프랑스어 égalitaire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다시 프랑스 고어 egalite에서, egalite는 라틴어 aequalitatem에서 파생되었다.[2] 영어에서 "이갈리테리안"이라는 단어는 1880년대에 처음 쓰였으며, 동일한 뜻을 갖는 "이퀄리테리안(equalitarian)"은 18세기 후반부터 쓰였다.[3]

간혹 이퀄리스트(equalist), 이퀄리즘(equalism) 등의 표현도 쓰이지만 그 빈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1920년대에서 80년대 사이의 저술에서 간혹 나타나지만 그 전/후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4] 정확한 용어는 아니지만 누구나 들으면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기에 사용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기왕이면 이갈리타리안, 이갈리타리아니즘 등 정확한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

역사

헬레니즘

헬레니즘 문화에서 탄생한 스토아 학파(stoicism)는 모든 인간은 덕에 대한 이성적·논리적인 존재로써 천부적으로 평등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이유로 평등에 대한 스토아 학파의 관점은 후대의 정치철학자들 사이에서 이갈리타리아니즘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혁명

프랑스 혁명의 핵심적 가치를 담고 있는 선언문인 "인간(man; 남성)과 시민의 권리 선언 (Declaration of the Rights of Man and of the Citizen)" 또한 이갈리타리아니즘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인간의 평등이란 사실 남성의 평등을 뜻한다. 이러한 문제를 부각하기 위해 극작가이자 활동가였던 올랭프 드 구즈는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Declaration of the Rights of Woman and of the Female Citizen)"라는 선언문을 발표한다.

현대 국가

현재 평등주의의 이념은 여러 국가의 헌법에 나와있는 기본권 중 하나인 평등권에 의하여 보장된다.

페미니즘과의 관계

인간의 평등을 강조한다는 점, 1세대 페미니즘의 여성참정권 운동이 정치적 평등의 달성을 주요 목표로 한 점 등에서 관련이 있다.

혹자는 위와 같은 이유에서 이갈리타리아니즘이 페미니즘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거나, 페미니즘이 아니라 양성평등을 써야한다고 주장하는 맥락과 유사하게 '페미니즘이 아니라 이갈리타리아니즘'을 써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이러한 주장에 반대한다.[5][6]

'평등주의' 또는 '이갈리타리아니즘'이라는 용어는 공리주의(utilitarianism), 자유주의(libertarianism) 같은 정치철학의 용어들 또는 정치적-경제적 평등권 같은 개념들을 상기시킬 뿐, 가부장제와 성적 억압, 소수자 인권 같은 페미니즘의 주요 관심사들을 떠올리게 만들지 못한다. 굳이 페미니즘 대신 이갈리타리아니즘이라는 말을 쓰고자 한다면 젠더 이갈리타리아니즘(gender egalitarianism)이라고 구체적으로 '젠더'를 명시하는 편이 좋다.

또한 역사적으로 평등주의를 내건 여러 정치 운동들이 평등의 대상에서 '여성'을 제외시켜왔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이다.

한편 페미니스트 중 크리스티나 호프 소머스 같은 인물은 이갈리타리아니즘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소머즈가 지지하는 에쿼티 페미니즘은 많은 페미니스트들에게 반-페미니스트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나무위키의 '젠더 이퀄리즘' 용어 논란

나무위키의 성 평등주의 문서 (rev.190)는 "젠더 이퀄리즘"이라는 용어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젠더 이퀄리즘의 뿌리는 성평등에서 시작하여 페미니즘의 역차별에 대한 모색으로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본래 젠더 이괄리테리아니즘은 성평등이라는 용어의 다른 말로 쓰였던 동음이의어로 사용했던 말이다. 하지만 페미니즘이라는 성평등을 지향하는 첫 젠더 사상이 생긴 이후로 역차별논란이 심해지자, 서구권에서 모든 인간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하여 새롭게 생겨난 젠더 사상이다. 페미니즘보다 역차별논란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젠더 이갈리타리아니즘'과 달리 '이퀄리즘'이나 '젠더 이퀄리즘' 같은 단어는 학술적으로건, 일반 저작에서건, 일상에서건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논문 검색 기능인 구글 스콜라[7]의 검색 결과에 의하면 'equalism'은 165건, 'gender equalism'은 고작 4건이 나온다. 'gender egalitarianism'은 6만 1천 7백건, 'feminism'은 무려 85만 9천건이 나오는 것과 대비된다. '이퀄리즘', 특히 '젠더 이퀄리즘'은 학술적으로 안 쓰인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구글의 엔그램 뷰어(Ngram Viewer)[8]는 약 1500년대부터 2008년 사이에 출판된 영어(영국 및 미국),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히브리어, 중국어 문서들에 대한 단어 출현 빈도를 보여준다.[9] 검색 결과에 의하면 'gender equalism'이나 'gender equalist'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는다. 엔그램 뷰어의 데이터가 OCR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정도 결과라면 '젠더 이퀄리즘'이라는 용어는 학술 논문은 물론 일반 저작에서도 쓰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feminism'의 경우 180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쓰이기 시작하다가 1900년대부터 서서히 증가하고 1970년대부터 급격히 올라가는 추세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구글 트랜드(Google Trends)[10]는 사람들이 어떤 단어로 검색을 많이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어떤 용어나 표현이 일상에서 얼마나 빈번하게 쓰이는지 추정해볼 수 있다. 구글 트랜드에 'gender equalism'과 'feminism'을 함께 넣고 검색해보면 'gender equalism'은 월 평균 0건, 'feminism'은 월 평균 43건으로 나온다. 한편, 'gender equalism'만 따로 검색하면 월 평균 0건~10건 사이라고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가 나오는 이유는 구글 트랜드가 보여주는 결과가 표본 추출을 통해 얻어낸 추정치이기 때문인데,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feminism)와 사용 빈도가 극히 낮은 단어(gender equalism)를 함께 검색할 경우 빈도가 낮은 단어가 표본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구글 트랜드 대신 구글 검색 결과에 나오는 인터넷 문서수를 세어보면 차이가 더 크게 드러난다. 'gender equalism'에 해당하는 문서는 고작 2천 3백 건에 불과한다 이 정도 검색 결과는 오타 내지 비문을 검색할 때 나오는 수준과 유사하다. 반면 'gender egalitarianism'은 4만 6천 건, 'feminism'은 5천 4백만 건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젠더 이퀄리즘'은 일상에서도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상 세 가지 결과를 다시 요약하자면 '이퀄리즘'이나 '젠더 이퀄리즘' 같은 단어는 학술적으로건, 일반 저작에서건, 일상에서건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다만 기존에 존재하던 단어에 '-ism' 접미사를 붙여서 '-주의'라는 단어를 만드는 것은 대단히 자연스럽기 때문에 영미권 언어 청자라면 대부분 '젠더 이퀄리즘' 또는 '젠더 이퀄리스트' 등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것이라고 봐도 좋다. 물론 청자가 역사, 정치철학 또는 사회 과학 분야에 소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퀄리즘? 이갈리타리아니즘이 아닌가...'라고 속으로 생각할 수는 있겠다.

한편 나무위키의 동일 문서에 달린 주석에는 엠마 왓슨이 UN Women 2014에서 HeForShe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젠더 이퀄리즘'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며, 동영성에서 해당 용어가 몇 번이나 나오는지 세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유명한 엠마 왓슨의 2014년 연설에서도 젠더 이퀄리즘이라는 단어가 몇번이나 나오는지 직접 세어보자.

13분 짜리 짧은 영상이라 누구나 직접 세어볼 수 있다. 물론 '젠더 이퀄리즘'이라는 용어는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젠더 평등(gender equality)'가 몇 번 언급될 뿐이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