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압사 참사

최근 편집: 2022년 10월 31일 (월) 09:19
Larodi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10월 31일 (월) 09:19 판

이태원 압사 사고는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KST)에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6번지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사고이다. 당시 이태원에는 할로윈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으며, 좁은 골목길로 인파가 밀리면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10월 30일 오후 4시 반까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3명, 부상자는 82명으로 집계되었다. 오후 5시 반 브리핑에서 사망자가 한 명 더 늘어 154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304명이 사망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대한민국에서의 최대 인명 사고이며, 특히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형 참사로는 502명이 사망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처음으로 기록되었다.

경과

사건 당일 (10월 29일)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 경 10명 규모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되었다.[1] 소방당국은 11시 19분부터 축제 중단을 요청했다.[2]

다음날 (10월 30일)

10월 30일 오전 6시 30분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사망자 149명, 부상자 76명이 발생하였다. 사상자 대부분이 20대, 30대이며, 피해자 중 외국인은 사망자 20명, 부상자 15명이다. 인명 구조를 위하여 소방 507명, 구청 800명, 경찰 1100명, 기타 14명, 총 인력 2,421명이 동원되었다. 또한 장비는 소방 184대, 구청 10대, 경찰 30대, 기타 9대의 총 233대가 동원되었다. 재난의료지원팀 14팀(서울 7, 경기 7)이 출동하였다. 또한 타 시도 구급대에서는 장비 94대, 인력 222명이 지원되었다.[3][4] 9시 30분 기준 소방당국은 사망자가 2명 더 늘어 151명, 부상자는 6명 더 늘어 82명이 되었다고 발표했다.[5] 사망자 151명 중에는 남성이 54명, 여성이 97명이다.[6] 30일 오후 4시 30분 발표 기준 사망자가 2명 더 늘어 153명이 되었다. 늘어난 2명 중 1명은 외국인이었다.

원인 및 배경

많은 전문가들은 국가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행정공백

통제인력 부족

참사 당시의 밀집 인원은 추정 약 10만 명으로, 참사 이전부터 많은 인구 결집이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적은 경찰인력이 배치되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인근 경찰들의 극악한 초과근무가 인력부족의 대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밤 참사가 벌어질 당시 현장 배치된 경찰관은 137명으로, 심지어 정복을 입은 경찰관은 58명뿐이었다.[7] 그마저도 마약 단속을 위한 인원이었다.

사고지점은 이전에 사람이 많이 모일 때에는 일방통행으로 통제되었으나 2022년 사고 당시에는 이러한 통제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고지점은 방향 통제가 없는 경우 군중난류와 도미노 현상의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좁은 경사로였던 점도 사건 발생에 치명적인 원인이었다.

청년들의 놀거리 부족

인파밀집에 대한 안전교육 부족

건축 및 재난 안전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는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에 의하면 이태원 참사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다.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압사사고의 위험성은 존재하는데, 경각심이 전무했던 안전의식의 실태"라는 것이다.[8]

지하철 9호선 같은 경우도 항상 출퇴근 시간에 이른바 지옥철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며 압박이 가해진다. 다만 지하철 특성상 몇 분마다 한번씩 사람이 오르고 내리다 보니 여유공간이 생기는, 방재 용어로 Redundancy(여백, 여유)라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위험성은 작아지지만 사망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뿐 언제나 압사사고의 가능성은 있다.


현장 상황

소방과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있으나 당시 목격자의 증언과 부상자 및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경사진 좁은 골목으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연쇄적으로 시민들이 쓰러진 압사 사고라는 분석이 유력하다.[8]

사고지점 특성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라고 불리는 해밀톤호텔 옆 이태원로 173 인근 골목은 길이 40여 미터, 폭 4~6미터의 좁고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태원역 1번 출구로 이어진다.[9]

일차적으로는 길의 크기에 비해 과도하게 사람이 몰린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계음식거리는 작은 클럽들도 많고,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출입구가 바로 앞에 있어 접근하기 용이해 평소에도 사람이 많은 곳이다.[9]

또한 이곳은 길이 좁은 경사로로, 군중안전 전문가인 키이스 스틸 교수에 따르면 군중 밀도가 1제곱미터당 4~5명을 초과하면 혼란상태가 빠르게 축적될 수 있으며 특히 지면이 평평하지 않고 경사가 있는 경우에는 그 위험이 더욱 높다. 이는 경사로에서 넘어진 사람 때문에 발걸음을 제어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비틀거리면서 혼란스런 움직임의 ‘도미노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발생한 러브퍼레이드 압사사고 사고지점 역시 병목현상지와 경사로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10]

의도적 밀기, 밀침?

도미노 효과.

사건 당시, 많은 인파로 인해 골목 위쪽에서 아래로 빠져나가려는 인파들 사이에서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위쪽 인원들이 "밀어"나 "내려가"라는 구령과 함께 본인들 앞의 인원들을 밀어버려 아래쪽까지 도미노처럼 넘어져 압사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는 증언이 있다.[11][9][12] 건장한 남성 5~6명이 "밀어! 밀어!"하고 위에서부터 밀기 시작했다는 증언이 에펨코리아, 트위터 등 커뮤니티와 현장 증언에서 공통적으로 나와 네티즌들이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군중난류

의도적인 밀침과는 구별되는 '군중난류(crowd turbulence)'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람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혼란스러운 집단적 운동패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군중난류이다.[10]

메흐디 무사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원팀의 2011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논문, 더크 헬빙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교수 연구팀이 2012년 국제학술지 ‘EPJ 데이터과학’에 발표한 논문, 군중안전 전문가인 키이스 스틸 영국 서퍽대 방문교수는 2012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군중난류 상황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10]

  1. 사람들은 한정된 시야로 확인된 정보를 통해 합리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 넓거나 높은 곳으로 이동하려고 한다. 이때 각자 다른 판단에 따라 움직이면서 보행의 흐름은 혼란스러워지고 연쇄적인 사람들 간의 충돌이 이어지게 된다.
  2. 사람들은 이동할 때 보행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기 위해 시야를 확인한 뒤 움직이지만 인파가 밀집된 지역에선 이 같은 인지활동이 불가능해져, 이때 방향에 대한 안내가 없고 인파가 몰리면 보행의 흐름이 무너진다.
  3. 사람들은 대기열이 길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줄이려 한다. 이때 신체접촉과 ‘밀침’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접촉이 빈번해지면서 이러한 밀침이 의도적인 행동으로 해석되면 스트레스와 공격성이 유발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군중난류는 사람들 간의 밀도가 너무 높아졌을 때 발생하는 물리적 상호작용으로, 주된 요인은 심리학적 요인이 아닌 물리 법칙이기에 누군가의 나쁜 의도가 없어도 잘못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압사사고의 원인으로 의도적인 밀침이나 짓밟기를 지목하는 것은 군중을 비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군중난류는 한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 않고 여러 가지 실수와 오판, 불운의 치명적인 조합으로 발생하므로 한 명의 원인 제공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10]

통제력 상실

29일 밤 참사가 벌어질 당시 현장 배치된 경찰관은 137명으로, 심지어 정복을 입은 경찰관은 58명뿐이었다.[7]

피해

피해 규모

피해가 커진 이유

현장에 있던 많은 시민이 주취자로, 음주하지 않은 상태에서보다 인지기능이 저하된 상태였다. 알코올은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인지기능에 영향을 준다. 술을 단기간에 먹은 경우에 정신기능의 속도가 저하되고, 반응에 걸리는 시간이 증가하며, 많이 취할수록 기억력이 저하되고, 집중이 안 되며 심한 경우 섬망,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13]

핼러윈 코스튬으로 경찰 제복을 입은 시민들도 있어 현장에 있던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의 통제가 어려웠다는 증언이 나왔다.[14] 이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복과 비슷한 옷을 금지하는 법이 있으나, 지켜지지 않는 실상이다.[15]


사고 당시 소방과 경찰이 출동했지만 인파와 길거리의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 때문에 현장으로 신속하게 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소방차들은 라이트를 켜고 마이크로 비켜달라고 연신 소리쳤지만 수많은 차량들과 음악 소리 때문에 100m 거리를 가는데만 몇 분이 걸렸다. 도착했을 때는 아래에 깔린 피해자들의 팔을 잡고 꺼내려했으나 워낙 많은 사람이 쌓여 있어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구조해도 사람들이 뒤엉킨 탓에 핸드폰과 가방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사상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없었다.[12]

현장 상황

사망 원인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이번 사고의 사상자 대부분이 흉부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발생한 호흡부전에 의해 뇌에 혈류가 전달되지 않는 외상성 질식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뇌에 혈류가 전달되지 않은 채 1~3분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하며 10분 정도가 지나면 심폐소생술조차 소용이 없다”며 “하지만 옴짝달싹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적기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10]

사고 후

정부 대응

국제 반응

외교적 반응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월 29일 성명을 내고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우리는 한국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당한 모든 분의 빠른 쾌유를 빈다"는 입장을 밝혔다.[16]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한국이 필요한 어떤 지원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17]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트위터를 통해 서울의 압사 사고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16]
  •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해당 사고에 대해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고 밝혔으며,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 외교부 장관 역시 애도를 표하며 한국을 향해서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18]
  • 일본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0월 30일 낮에 SNS에서 "젊은이들의 귀중한 생명이 희생된 사건이 안타깝다"며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19]
  • 리시 수낵 영국 총리트위터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한 모든 한국인과 대응하는 이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18]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트위터를 통해 "이태원에서 일어난 비극에 한국 국민과 서울 주민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보낸다"는 말과 함께 "프랑스는 여러분 곁에 있겠다"고 밝혔다.[18]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트위터를 통해 "서울에서 있었던 비극적 사건으로 우리모두 충격에 빠졌다. 수많은 희생자와 유족에게 애도를 전한다"면서 "한국에 슬픈 날이다. 독일이 그들 곁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20]
  •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서울에서 있었던 비극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분들, 부상자를 지켜본 분들 모두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20]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서울 중심부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힘든 순간에 한국 국민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18]
  •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Mateusz Jakub Morawiecki) 폴란드 총리는 SNS에 해당 사고로 사망한 이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사망자의 유족과 모든 한국인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내용으로 글을 마쳤다.

외신 보도

2차 가해

압사 위험에 처했을 때의 대처법

무사드 연구원은 2019년 호주의 연구논문 분석매체인 ‘더컨버세이션’에 “똑바로 서도록 노력하고, 흉곽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가슴 높이로 유지해야 하며 질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비명을 지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이 보기

출처

  1. “수십만 인파에 막힌 구급차... 이태원 사고현장 진입에 1시간 넘게 걸렸다”. 조선일보.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2. 이우연; 박지영; 장나래 (2022년 10월 30일). “사상자 느는데도 일부선 핼러윈 파티 계속…빈자리 없는 술집도”. 《한겨레.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3. 이우연; 김지은 (2022년 10월 30일). “[속보] 이태원 압사 149명…“중상자 19명, 추가 사망자 가능성도””. 《한겨레.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4. “[현장영상+] "사망 149명·중상 19명·경상 57명...10대·20대 다수".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5. 이주빈 (2022년 10월 30일). “[속보] 오전 9시30분 이태원 사고 사망 254명, 부상 82명으로 늘어”. 《한겨레.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6. “[속보] "이태원 참사 사망자 여성 97명, 남성 54명"<소방당국>”. 《연합뉴스》.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7. 7.0 7.1 https://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64959.html?_fr=gg#cb
  8. 8.0 8.1 김혜인 기자 (2022년 10월 30일). “이태원 참사> "시민도 지자체도 안전의식 없었다". 《전남일보》. 2022년 10월 31일에 확인함. 
  9. 9.0 9.1 9.2 박진준 (2022년 10월 30일). “비극 현장이 된 이태원 골목길, 이유는?”. 《MBC 뉴스》.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10. 10.0 10.1 10.2 10.3 10.4 박정연 기자 (2022년 10월 30일). “이태원 참사 상황, 비의도적 물리현상 '군중난류'와 유사”. 《동아사이언스》. 군중난류. 2022년 10월 31일에 확인함. 
  11. '이태원 참사’, '세월호 악몽' 연상… “붕괴된 국가 안전시스템””. 《굿모닝충청》.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12. 12.0 12.1 "밀지마! 밀지마! 사람살려"…이태원 골목은 '통곡의 벽'. 《뉴스트리》.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13. https://m.korea.kr/news/healthView.do?newsId=148661318#health
  14. https://www.seoulwire.com/news/articleView.html?idxno=485024
  15. ““경찰? 핼러윈 코스프레인 줄 알았다”…이태원 참사 키운 무서운 오해”. 《시사저널》.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16. 16.0 16.1 “바이든, 이태원 참사에 “깊은 애도”…주요국 위로 표명”. 국민일보.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17. “미 언론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인명피해"…바이든 "깊은 애도". JTBC.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18. 18.0 18.1 18.2 18.3 “세계 각국 정상 이태원 참사 “깊은 애도와 지원””. 경향신문.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 
  19. https://m.ytn.co.kr/news_view.php?s_mcd=0104&key=202210301305511130&pos=#return
  20. 20.0 20.1 “전세계 애도, 정상들 메시지…“깊은 위로” “한국과 함께할 것””. KBS. 2022년 10월 30일. 2022년 10월 30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