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사고는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KST)에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6번지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사고이다. 당시 이태원에는 할로윈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으며, 좁은 골목길로 인파가 밀리면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10월 30일 오후 4시 반까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3명, 부상자는 82명으로 집계되었다. 오후 5시 반 브리핑에서 사망자가 한 명 더 늘어 154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304명이 사망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대한민국에서의 최대 인명 사고이며, 특히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형 참사로는 502명이 사망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처음으로 기록되었다.
경과
사건 당일 (10월 29일)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 경 10명 규모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되었다.[1] 소방당국은 11시 19분부터 축제 중단을 요청했다.[2]
다음날 (10월 30일)
- 10월 30일 오전 6시 30분 최성범 서울용산소방서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사망자 149명, 부상자 76명이 발생하였다. 사상자 대부분이 20대, 30대이며, 피해자 중 외국인은 사망자 20명, 부상자 15명이다. 인명 구조를 위하여 소방 507명, 구청 800명, 경찰 1100명, 기타 14명, 총 인력 2,421명이 동원되었다. 또한 장비는 소방 184대, 구청 10대, 경찰 30대, 기타 9대의 총 233대가 동원되었다. 재난의료지원팀 14팀(서울 7, 경기 7)이 출동하였다. 또한 타 시도 구급대에서는 장비 94대, 인력 222명이 지원되었다.[3][4]
- 9시 30분 기준 소방당국은 사망자가 2명 더 늘어 151명, 부상자는 6명 더 늘어 82명이 되었다고 발표했다.[5] 사망자 151명 중에는 남성이 54명, 여성이 97명이다.[6]
- 30일 오후 4시 30분 발표 기준 사망자가 2명 더 늘어 153명이 되었다. 늘어난 2명 중 1명은 외국인이었다.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22년 10월 30일 오후 6시 기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53명, 중상자가 37명, 경상자가 9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원인 및 배경
많은 전문가들은 국가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행정공백
건축 및 재난 안전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는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도 사실이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재난을 대비하는 선제 행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7]
핼러윈 기간 때마다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했지만 '몇 년 동안 큰 사건·사고가 없었으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에 제대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지자체의 잘못이 크다. 가령, 차량 통제는 어떻게 하고, 인원 수나 도보 방향을 제한할지, 응급상황 발생 시 구조차량이나 경찰의 투입은 원활한지, 사고 발생 시 유관기관과는 어떻게 협업해서 대응해나갈지 등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해도 대비했어야 했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송 교수는 선제 행정이 가장 중요하며,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차원에서도 재난에 대한 현행법과 매뉴얼을 얼마나 숙지하고 이행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7]
미국 뉴욕의 존 제이 범죄학 컬리지 강사인 브라이언 히긴스는 경찰과 공공안전 당국 담당자들이 대규모 군중에 준비가 안 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충분한 현장 인력과 계획이 없었던 것은 꽤 분명해 보인다"고 비판했다.[8]
통제인력 부족
참사 당시의 밀집 인원은 추정 약 10만 명으로, 참사 이전부터 많은 인구 결집이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적은 경찰인력이 배치되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인근 경찰들의 극악한 초과근무가 인력부족의 대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이 사고 당일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서도 불과 137명의 인력만 배치해 성범죄, 마약 등 치안 관리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9] 특히 경찰청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경찰당국 관계자들의 격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으로 편입/신설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관할구역인 용산구로 대통령실을 이전한 후에 일어난 참사이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이 절대 부차시될 수 없는 상태다.
당초 이태원 관할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날 이태원 일대에 수십만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치안 강화 차원에서 평소 주말보다 많은 200명의 경찰기동대 인력을 곳곳에 배치했다고 알려졌지만[8] 29일 밤 참사가 벌어질 당시 현장 배치된 경찰관은 137명으로, 심지어 정복을 입은 경찰관은 58명뿐이었다.[10] 그마저도 마약 단속을 위한 인원이었다.
참사에 휘말렸던 생존자는 사고 당시 주변에 있던 경찰관 몇 명이 달려와 수습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 핼러윈 때도 큰 인파가 몰렸다. 올해는 사람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정부가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해 군중을 통제했어야 했다"고 뉴욕타임스에 증언했다.[8] 게다가 사고지점은 이전에 사람이 많이 모일 때에는 일방통행으로 통제되었으나 2022년 사고 당시에는 이러한 통제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고지점은 방향 통제가 없는 경우 군중난류와 도미노 현상의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좁은 경사로였던 점도 사건 발생에 치명적인 원인이었다.
주요 외신들은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됐는데도 현장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8]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간으로 29일 보도에서 한국은 수십 년간 군중 통제에 대한 경험이 있는 나라이며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위에서 민간인보다 경찰이 많아 보일 정도로 경찰을 많이 배치했으면서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8] CNN 국가안보분석가이자 재난관리 전문가인 줄리엣 카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당국은 사고 전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대피시킬 필요성을 감지할 수 있도록 군중의 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책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8]
사회문화적 배경
청년들의 놀거리 부족
인파밀집에 대한 안전교육 부족
또한 국내외의 전문가들은 서울 시민들이 인파 밀집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CNN 국가안보분석가이자 재난관리 전문가인 줄리엣 카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서울 시민들이 인파가 밀집된 공간에 익숙해 사고 당시 충분한 경각심을 가지지 못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8]
건축 및 재난 안전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는 송창영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에 의하면 이태원 참사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다.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압사사고의 위험성은 존재하는데, 경각심이 전무했던 안전의식의 실태"라는 것이다.[7]
지하철 9호선 같은 경우도 항상 출퇴근 시간에 이른바 지옥철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며 압박이 가해진다. 다만 지하철 특성상 몇 분마다 한번씩 사람이 오르고 내리다 보니 여유공간이 생기는, 방재 용어로 Redundancy(여백, 여유)라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위험성은 작아지지만 사망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뿐 언제나 압사사고의 가능성은 있다.
프랑스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출근길 지옥철에 익숙한 서울 시민들이라 압사의 위험을 제때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 지적하며, 서울에서 30년 살았던 자신과 달리 프랑스 현지인들은 지하철에 사람이 많으면 굳이 타지 않고 다음 차를 탄다고 말했다.[11]
![제목: 출근길 지옥철에 익숙한 서울시민들이라 위험을 제때 감지 못함 / 짐레이너 조회 수 316925 추천 수 911 댓글 196 / 내용: 아래 외국인 남자 벽타고 올라가서 살아남은거 보니까 생각남 난 프랑스 사는데 프랑스 친구랑 퇴근시간대에 트램 탈때 친구가 사람 조금만 많아도 안타고 다음꺼 타자고함 그친구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굳이 낑겨서 안타고 다음차 기다림 난 서울에서 30년 살다 온 사람이고 출근시간대에 신림-강남 왔다갔다하던게 일상이었던지라. 뭐하러 다음꺼 탐? 이정돈 그냥 낑겨서 타면 될걸 호들갑이네ㅉㅉ 이랬음.. 그래서 나라도 저 상황 저 인파에 휩쓸렸을때 제때 판단 못하고 그대로 있다가 ㅈ됐다 싶었을땐 이미 늦었을듯.](https://femiwiki-uploaded-files-thumb.s3.amazonaws.com/9/96/%ED%8E%A8%EC%BD%94_%EC%97%90%ED%8E%A8%EC%BD%94%EB%A6%AC%EC%95%84_%EC%9D%B4%ED%83%9C%EC%9B%90_%EC%B0%B8%EC%82%AC_%EC%A7%80%ED%95%98%EC%B2%A0_%EC%8B%9C%EB%AF%BC%EC%9D%98%EC%8B%9D.jpg/300px-%ED%8E%A8%EC%BD%94_%EC%97%90%ED%8E%A8%EC%BD%94%EB%A6%AC%EC%95%84_%EC%9D%B4%ED%83%9C%EC%9B%90_%EC%B0%B8%EC%82%AC_%EC%A7%80%ED%95%98%EC%B2%A0_%EC%8B%9C%EB%AF%BC%EC%9D%98%EC%8B%9D.jpg)
현장 상황
소방과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있으나 당시 목격자의 증언과 부상자 및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경사진 좁은 골목으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연쇄적으로 시민들이 쓰러진 압사 사고라는 분석이 유력하다.[7]
사고지점 특성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라고 불리는 해밀톤호텔 옆 이태원로 173 인근 골목은 길이 40여 미터, 폭 4~6미터의 좁고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태원역 1번 출구로 이어진다.[12]
일차적으로는 길의 크기에 비해 과도하게 사람이 몰린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계음식거리는 작은 클럽들도 많고,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출입구가 바로 앞에 있어 접근하기 용이해 평소에도 사람이 많은 곳이다.[12]
또한 이곳은 길이 좁은 경사로로, 군중안전 전문가인 키이스 스틸 교수에 따르면 군중 밀도가 1제곱미터당 4~5명을 초과하면 혼란상태가 빠르게 축적될 수 있으며 특히 지면이 평평하지 않고 경사가 있는 경우에는 그 위험이 더욱 높다. 이는 경사로에서 넘어진 사람 때문에 발걸음을 제어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비틀거리면서 혼란스런 움직임의 ‘도미노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발생한 러브퍼레이드 압사사고 사고지점 역시 병목현상지와 경사로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13]
의도적 밀기, 밀침?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2/Domino_effect_009.gif/300px-Domino_effect_009.gif)
사건 당시, 많은 인파로 인해 골목 위쪽에서 아래로 빠져나가려는 인파들 사이에서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위쪽 인원들이 "밀어"나 "내려가"라는 구령과 함께 본인들 앞의 인원들을 밀어버려 아래쪽까지 도미노처럼 넘어져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14][12][15] 경찰은 CCTV와 시민 영상 등을 조사하여 최초 주동자들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건장한 남성 5~6명이 "밀어! 밀어!"하고 위에서부터 밀기 시작했다는 증언이 에펨코리아, 트위터 등 커뮤니티와 현장 증언에서 공통적으로 나와 네티즌들이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아무리 최초 몇 명이 사고의 직접적 시발점이 되었다고 해도, 애초에 제대로 된 통제가 선행되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을 일이기에 정부기관과 언론이 이러한 '주동자 색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근본적인 원인이 된 행정공백이 부차적 밀려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중난류
의도적인 밀침과는 구별되는 '군중난류(crowd turbulence)'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람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혼란스러운 집단적 운동패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군중난류이다.[13]
여러 논문과 보고서에 따르면 군중난류 상황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13]
- 사람들은 한정된 시야로 확인된 정보를 통해 합리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 넓거나 높은 곳으로 이동하려고 한다. 이때 각자 다른 판단에 따라 움직이면서 보행의 흐름은 혼란스러워지고 연쇄적인 사람들 간의 충돌이 이어지게 된다.
- 사람들은 이동할 때 보행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기 위해 시야를 확인한 뒤 움직이지만 인파가 밀집된 지역에선 이 같은 인지활동이 불가능해져, 이때 방향에 대한 안내가 없고 인파가 몰리면 보행의 흐름이 무너진다.
- 사람들은 대기열이 길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줄이려 한다. 이때 신체접촉과 ‘밀침’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접촉이 빈번해지면서 이러한 밀침이 의도적인 행동으로 해석되면 스트레스와 공격성이 유발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군중난류는 사람들 간의 밀도가 너무 높아졌을 때 발생하는 물리적 상호작용으로, 주된 요인은 심리학적 요인이 아닌 물리 법칙이기에 누군가의 나쁜 의도가 없어도 잘못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압사사고의 원인으로 의도적인 밀침이나 짓밟기를 지목하는 것은 군중을 비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군중난류는 한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 않고 여러 가지 실수와 오판, 불운의 치명적인 조합으로 발생하므로 한 명의 원인 제공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13]
피해
피해 규모
소방당국은 30일 밤 11시 기준 154명으로 집계된 사망자 가운데 여성은 98명, 남성은 56명이라고 밝혔다. 연령별로 보면 10대 11명, 20대 103명, 30대 30명, 40대 8명, 50대 1명, 신원미상 13명이다. 평소 이태원이 젊은층이 주로 찾는 핫플레이스라는 점에서 20대·30대 사망자가 86%에 달했다.[16]
외국인 사망자도 처음 발표 때보다 계속 늘어 26명으로 집계됐다. 애초 외모가 비슷해 한국인으로 분류됐던 희생자 신원이 확인되면서 외국인 사망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소방당국이 지금까지 파악한 외국인 사망자 국적은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등이다.[16] 일본에서는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17]
희생자 중 중학생이 1명, 고등학생이 5명이다.
피해가 커진 이유
현장에 있던 많은 시민이 주취자로, 음주하지 않은 상태에서보다 인지기능이 저하된 상태였다. 알코올은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인지기능에 영향을 준다. 술을 단기간에 먹은 경우에 정신기능의 속도가 저하되고, 반응에 걸리는 시간이 증가하며, 많이 취할수록 기억력이 저하되고, 집중이 안 되며 심한 경우 섬망,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18]
핼러윈 코스튬으로 경찰 제복을 입은 시민들도 있어 현장에 있던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의 통제가 어려웠다는 증언이 나왔다.[19] 이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복과 비슷한 옷을 금지하는 법이 있으나, 지켜지지 않는 실상이다.[20]
사고 당시 소방과 경찰이 출동했지만 인파와 길거리의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 때문에 현장으로 신속하게 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소방차들은 라이트를 켜고 마이크로 비켜달라고 연신 소리쳤지만 수많은 차량들과 음악 소리 때문에 100m 거리를 가는데만 몇 분이 걸렸다. 도착했을 때는 아래에 깔린 피해자들의 팔을 잡고 꺼내려했으나 워낙 많은 사람이 쌓여 있어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구조해도 사람들이 뒤엉킨 탓에 핸드폰과 가방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사상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없었다.[15]
여성의 피해가 컸던 이유
사망자(한국시간 30일 오후 9시 기준)가 남성(56명)보다 여성(98명)이 훨씬 많았다. 같은 사고를 당했는데 유독 여성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군중 밀려듦’으로 강한 압력이 작용하는 끼임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힘이 약한 아동·여성·노인 등 약자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형민 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엄청난 군중이 몰린 재난 상황에서 체구가 작고 힘이 달리면 위험성이 더 큰데 그 점이 제일 중요한 요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16]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근육량 차이, 근력 차이, 흉곽 크기 차이, 폐활량 차이, 신장 차이, 무게중심 차이 등이다.
- 부하와 호흡량 문제: 압사 사고가 벌어졌을 때 흉부와 복부에 걸리는 부하와 호흡량의 관계를 분석한 국내외 연구를 보면, 여성의 경우 흉부·복부를 압박하는 무게가 체중의 60%를 넘어서면 1시간 이내에 호흡부전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6]
- 근육량 문제: 특히 20대 여성은 장기간의 다이어트 등으로 근육량이 적은 이들이 많다.[21]
- 무게중심과 체구 문제
- 여성은 남성보다 체구가 작은 반면에 가슴 위쪽에 질량이 더 많기 때문에 압력이 가해지면 더 위험하다. (키스 스틸, 영국 서퍽대 방문교수, 군중안전전문가)[17]
- 힘 차이
또한 여성의 체구가 작아 도우려는 손을 잡기에도 어렵고 사고현장에서 더욱 숨을 쉬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들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은 경우도 많아 균형을 잃기 쉬웠던 점도 네티즌들에 의해 하나의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량과 표면적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어 키 162cm인 57kg 여성 5명과 키 175cm인 76kg 남성 5명이 서로를 밀어낸다고 했을 때[주 1] 남성은 대략 1.92제곱미터의 체표면적으로 589kg의 질량을 견뎌내지만 여성은 약 1.60제곱미터의 체표면적으로 608kg의 질량을 견뎌내야 한다. 남성에게 가해지는 하중은 1제곱미터당 307kg이지만 여성에게 가해지는 하중은 1제곱미터당 380kg으로 단순 하중만 보았을 때에도 여성이 단위면적당 24%나 더 많은 하중을 받는다. 물론 사람이 매우 많은 경우 체중 차이는 의미가 없기에 체표면적만 보면 남성의 체표면적이 여성의 1.2배로, 같은 하중을 받더라도 단위면적당 가해지는 하중은 여성이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