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박스

최근 편집: 2018년 11월 30일 (금) 23:45

맨박스란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에게 씌워지는 억압, 즉 '남성이 남성다울 것'을 강요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러한 남성성 강조는 결국 여성성을 가진 남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기에 이 또한 여성혐오에 해당한다. 맨박스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남성을 주류로 하는 사회를 기본으로 하며, 여성의 성적 대상화 등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다. 주로 남성혐오로 불리는 것들의 태반이 (사실상 전부가) 이런 것들이다.

남성성의 근간

남성성의 강조는 여성성에 대한 비하로부터 시작된다.

예컨데 '남자가 울기나 하고'와 같은 말은 '여자는 툭하면 우는 거', '남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말은 '여자는 비이성적이거나 감정적', '남아일언중천금'이라는 말은 '여자는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는 존재'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우등한 존재인 남성과 가부장제의 의무

가부장제하에서 남성은 기본적으로 우월한 존재이자, 여성을 대상화하고 성적으로 소비여야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제약을 갖는다. 사회와 문화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보이나, 대부분은 공통된 특성을 가진다.

남성은 적극적이고, 대담하고, 호전적이며, 경쟁해야 하며, 성적으로 왕성해야 하며,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할 줄 알아야 한다.[주 1]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많은 관용구들이 이러한 남성의 성적 지위와 우월성을 드러낸다.

관용구 함의
남자가 죽어도 전장에 가서 죽어라[1] 남성은 나라 혹은 가족을 수호하는 존재이다
= 여성은 수호받는 존재이다
남자 셋이 모이면 없는 게 없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1]
남성 셋이 모이면 우월함이 담보된다
(여자 셋이 모이면 수다나 떤다)
사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1]
여자가 칼을 뽑아서 무를 썰면 무국으로 들어가겠지
남성은 언제나 조금이라도 (남성다운) 행동을 해야 한다
남자가 이런 일로 우냐 남성은 잘 울지 않는다
= 여자는 툭하면 운다
남자는 짐승, 남자는 늑대[1]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다
= (잠재적 범죄자화)
사내는 죽을 때 계집과 돈을 머리맡에 놓고 죽어라[1] 사내는 소유의 주체이고, 계집은 '돈'과 같은 것
= 여자는 소유와 과시의 대상
남자는 돈이 많아야 돼 재력으로 성공해야 하는 것은 항상 남자(여야 한다)
남자가 말이 많아 / 남아일언중천금[1] 남자는 입이 무겁다(무거워야 한다)
= 여자는 말이 많고 시끄럽고 입이 가볍고 …
남자가 이것도 못해? = 여자는 못할 수도 있지 근데 남자는 그러면 안 되지

맨박스로써 나타나는 현상

우에노 치즈코의 "여성혐오를 혐오한다"에 따르면, 미소지니(misogyny)에는 여성을 배제한 남성간의 유대감(그에 대한 남성의 의무, 맨박스) + 여성에 대한 타자화 + 동성애 혐오가 있다.

즉, 밑에 나온 사례는 맨박스의 사례일 뿐만 아니라 여성혐오의 사례이기도 한다.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강요

기본적으로 남성 사회의 유대가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해 강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남성은 끊임없이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하기를 강요받는다.

성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은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감내해야 하며, 성매매 여성과 동정을 떼기를 강요받기도 한다. 또한, 원치 않음에도 자신의 애인을 성적으로 소비하라는 강요를 받기도 한다.

  • 아직도 동정이냐?/ 그냥 돈주고 해./ 니 여친 침대에서 어때?
  • 멍청한 녀석, 주는데도 못먹냐?

사실 이건 남성에 대한 성적대상화나 남성의 노출에 대해 관대한 이유이자 탈코르셋에 대한 반발의 이유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여기에 의하면 남자는 주체적으로 드러내야 되고, 여자는 객체적으로 소비되고 감추어야 되기 때문이다.

동성애 혐오

남성 사회에서 남성은 주체로써 성적 대상인 여성을 소비하는 것을 통해 유대를 강화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주체인 남성은 성적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남성 동성애자,특히 남성 바텀을 극렬히 배척하게 된다. 똥꼬충이라는 멸칭도 비슷한 맹락이다.

또한 남성 사회에서 게이는 흔히 성욕에 미친 강간범으로 그려지는데, 이에는 성적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다. 이 공포는 남성 사회의 유대 붕괴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레즈비언에 대한 혐오도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게이와는 좀 다른 양상을 가진다. 실제로 레즈비언에 대한 혐오는 위에서 말한 게이와 다르게 레즈비언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와 성적 대상화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신비감 등의 연출과 함께 포르노의 소재로 쓰이는 것 등이 레즈비언에 대한 혐오의 한 예이다. 물론 배척도 없는 건 아니라서 종종 가위충이라는 멸칭이 쓰인다.

남성 사회와 달리 여성 사회는 이미 여성은 성적대상화 대상이고 주류 사회에서 배척받기에 오히려 비슷한 처지인 게이나 레즈비언 같은 동성애를 비교적 쉽게 받아들인다. 사실 이는 페미니스트들과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연대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한다.

이는 기독교 우익,안티 페미니스트의 동성애 혐오의 또다른 원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예수 탄생 이후 양성평등적인 요소를 간혹 포함하곤 있지만, 대부분이 가부장제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감정 표현에 대한 억압

남성이 기본적으로 우등한 존재로 상정될 때 가정 중의 하나가 "남성은 이성적이다."라는 것이며, 반대로 여성은 감정적이며 감정을 쉽게 표현한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남성들은 감정을 표현해서는 안된다. 남성은 눈물을 흘려서는 안되고, 자신의 고민이나 힘듦을 토로해서는 안된다는 압박이 있다.

이는 속담이나 관용구로도 흔히 존재한다. 단, 공격성은 남성의 전형적인 특성이기에 남성이 분노를 드러내는 것은 전적으로 허용된다. 많은 남성들이 분노 행동을 통해 여러 감정을 표현한다. (사실 이는 범죄자의 비율 중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 기여를 했다.)

"남자인데 왜 울어?" "남자는 묵직해야 돼." "남아일언중천금"


사회적인 성공은 이러한 적극적인 남성상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으며, 여성과의 관계에서는 이러한 특성만이 남성의 특성으로써 작용함을 강조한다. 연애를 하고 싶은 대상의 이성에게 적극적 또는 공격적이지 못한 남성은 덜떨어지거나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남성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반대로 연애를 하고 싶은 대상의 이성에게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이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것으로 표현되거나 바람직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 남성을 혼란스럼게 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결국 이것은 그 남자의 행동이 성범죄가 되느냐 적절한 행동이 되느냐 여부가 "해당 남성의 행동 이후에" 보이는 여성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군사주의과 서열화

서열화도 맨박스로 인해 나타나는 주요 현상이다. 맨박스와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둔 남성 주류 사회는 가지고 있는 재산(여성, 돈)으로 개인을 서열화한다. 이러한 서열화는 심한 스트레스를 동반하며, 때로는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서열에서 벗어나는 이들에게 폭력이 가해지기도 한다. 학교폭력,왕따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열이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군대이다.

군대에서는 남성 유대 사회의 극단적인 형태이기 때문에, 위계질서에 따른 절대 복종과 약자에의 폭력이 두드러지고, 여성에 대한 심각한 성적 대상화와 동성애 혐오 등이 나타난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법적으로 제정되어 있을 정도이다.

군형법 92조6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군 형법에서는 추행을 “동성애 성행위 등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 행위로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침해하는 것. “ 이라는 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동성 성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성 성행위는 이러한 규정 아래 처벌받지 않는다. 심지어는 합의된 동성 성행위도 처벌된다.

결국 위와 같은 동성애 혐오는 성적 주체로써 남성 사회의 특징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군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남성 장애인 혐오

위에 나타난 서열주의와 군사주의로 인해, 군대에서 배제된 남성 장애인에 대한 혐오가 일어난다. 다행히 이런 것들은 군가산점제 폐지등으로 일정부분 해소되기도 하지만, 아직은 요원하다.

맨박스를 제거하는 방법

여성혐오가 사실상 맨박스의 뿌리이기 때문에,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를 없애면 가능하다. 하지만, 여성혐오의 결과물인 맨박스는 어디에서나 녹아있기 때문에, 심지어 여성에게서도 맨박스를 강조하는 발언이 나올 수 있다. 맨박스과 같이 따라다니는 여성에 대한 혐오 발언은 근본이 똑같다고 할 수 있다.[출처 필요]

가부장제의 타파

어쨌든 위에 나온 발언의 기반은 남성혐오가 아니라 맨박스, 넓게 보면 가부장제와 여성혐오이다. 즉, 평등의식 함양과 여성의 주체로써의 대우, 성소수자와의 연대 등이 필요하다.

같이 보기

TEDWomen에서 토니 포터는 모든 남자들에게 "남자처럼 행동" 말라고 요청합니다. 그의 삶에서의 경험담을 말하면서, 이런 사고방식이 어떻게 많은 남자들과 소년들에게 주입되는지와 남자들 서로에게 그리고 여자들에게 무례하게 대하고 학대하며 혹사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해결책은 'man box'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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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도서

  • <맨박스, 남자다움에 갇힌 남자들>, 토니 포터 저, 김영진 역, 한빛비즈, 2016, ISBN 9791157841387

부연 설명

  1. 여성은 남성에 비해 소극적이고, 소심하고, 친화적이고, 연약하고, 성적으로 순결하다.

출처

  1. 1.0 1.1 1.2 1.3 1.4 1.5 네이버 국어사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