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내리는 코르셋의 정의는 19세기 유럽의 코르셋과 같이, 신체에 불필요하고 해가 되는데도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 (여성에게만) 사회적으로 강제되는 것입니다. 모든 코르셋은 여성의 활동성을 제약합니다. 또한 항상 여성에게만 부과되어 왔고, 그래서 여성성의 전유물 혹은 결과로 취급되어 왔죠.
그렇다면 왜 사회는 여성에게 아름다움을 강요했는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가부장제 즉 남성들의 효과적인 여성 통치 수단입니다. 여성 스스로가 주체화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존재'로 타자화 https://goo.gl/mUbqvg 한 것이죠. "여자는 꽃"이라는 말과 같이요.
현대까지 남은 코르셋 = 여성성의 표식 =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들로는 브래지어, 메이크업, 치마, 몸에 딱 붙는 불편한 옷, 그리고 긴 머리 등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사회의 디폴트인 남성들이 불편해하는 것, 남성이 하지 않는 것은 모두 코르셋입니다.
긴 머리는 명백히 코르셋입니다. 머리카락은 신체에 불필요한 죽은 단백질입니다. 그런데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샴푸와 린스, 염색, 펌은 당연히 신체에도 매우 유해합니다. 오로지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하는 대표적 코르셋이죠. 단백질 히잡이란 쓴 우스갯소리가 딱 맞는 말입니다.
페미니즘이 가부장제의 인지와 비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제 타파를 위해 실질적으로 액션을 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부장제가 해온 가장 강력한 수단인 코르셋 즉 아름다움의 정형을 벗어나고 의도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분명 매우 효과적인 저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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