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주의 페미니즘

최근 편집: 2020년 3월 2일 (월)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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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주의 페미니즘(영어: Separatist feminism)은 또는 분리주의적 페미니즘남성, LGBT 등 다른 집단과의 연대를 거부하고 오직 여성들로,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페미니즘이다. 여성은 그들의 힘을 같은 법적성별 여성에게 실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상호교차성 페미니즘,TIRF과는 정반대이고 문화적 래디컬 페미니즘과 연관성이 있다.


탄생 배경

오직 여성들만의 집단을 건설하려는 생각은, 남성과의 모든 접촉이 여성에게 해가 된다는 생각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이러한 분리주의가 나온 맥락은, 젠더 문제가 인종•민족•종교의 차이만큼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1].

주장

분리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남성, 혹은 남성 페미니스트가 여권의 신장이나 여성 해방에 전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남성과의 연애, 섹스, 결혼 등이 전부 여성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성과의 분리를 통해 여성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획득하자고 얘기하는 것이다.


해로운 연애

남성과의 연애는 여성에게 이성애중심적 젠더 역할을 강요한다. 남성과의 연애 시장에 들어가기 위하여 여성은 꾸밈 노동을 해야 하고, 여성스러운 몸가짐과 말투, 그리고 생각을 지녀야 한다. 여성은 의존적으로 행동해야만 매력을 얻을 수 있고, 흔히 남성보다 열등하게 유아화 되는 방식을 통해 남성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혜로운 할머니 같은 여성보다는, 철없는 아기같은 여성이 연애 시장에서는 더 매력적으로 취급된다. 이러한 이성애 연애는 여성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약화시키고 여성을 의존적으로 만들며 결국 여성의 자아와 자존감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어릴 때부터 여성에게 주어지는 로맨스, 즉 멋지고 대단한 남성이 나타나 여성의 삶을 구원한다는 서사는 여성의 목표를 로맨스, 혹은 연애에 국한시키고 여성을 더 사회적 권력 획득에서 멀어지게 한다. 연애를 통한 구원은 매우 희박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성은 평생 동안 허상을 쫓으며 헤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회의 이러한 주입은 여성을 경제적인 목표나 자아 실현 등에서 멀어지게 하며 결국 여성을 사회적, 경제적 약자의 위치로 만든다.

해로운 결혼

남성과의 결혼은 높은 확률로 여성을 예속시킨다. 여성은 결혼을 통해, 원래의 가족에서 벗어나 시가의 식구가 되며, 따라서 시가의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은 경제적으로 돈을 벌지만, 남성의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여성의 돌봄노동과 육아노동, 그리고 재생산노동은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흔히 남성들은 자신의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며, "나는 돈을 벌고 너는 집에서 놀고 있으니, 이 돈은 아껴써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는 마치 남성을 위한 여성의 노동은 당연한 것이며 남성이 돈을 버는 것은 온전히 남성의 소유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내포하고 있다. 여성은 결혼을 통해 남성의 온전한 동반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은 남성에게 당연한 돌봄을 제공하는 노예로 예속된다. 이러한 생각은 정도가 다를 수 있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사유하지 않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다. 어떤 남성은 자신이 혼자 오롯이 돈을 벌고 있으며, 아이를 키우고 가사노동을 하는 아내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취급한다. 그나마 여성관이 조금 나은 어떤 남성은, 자신이 경제활동을 하되 아내는 그것을 돕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성은 대부분의 남성에게 존재하는 것이며, 이러한 생각을 가진 남성과 결혼하는 것은 여성의 신체 뿐 아니라 여성의 정신까지 결혼의 노예로 예속시키기 때문에 매우 해로운 일이다.

해로운 섹스

한계

이성애중심주의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모든 남성과 여성의 접촉을 이성애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분리주의 페미니즘 하에서 레즈비언, 게이, 그 외 다양한 성적 지향을 가진 성소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다양한 성소수자를 모두 이성애자 여성, 혹은 이성애자 남성으로 치환하며 이는 매우 폭력적인 이원화이다.

부적절한 결론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이성애를 전제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의 인간적 상호 소통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함으로써, 남성과 접촉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여성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다. 또한 만약 분리주의 페미니즘이 가정하는 것처럼 모든 남성과의 접촉이 여성에게 해가 된다면, 결국 해결책은 모든 남성을 절멸시키는 것뿐이다. 이러한 사고 방식은 남성의 변화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현실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세상에는 남성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권력을 단단히 쥐고 있는데, 그 세상 안에서 여성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봤자 그것은 여전히 남성의 영향 아래 있을 뿐이다. 결국 페미니즘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여성에게 해를 끼치는 그러한 남성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인데,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이를 포기하고 자신들만의 행복한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에 들어가버렸다.

서구의 분리주의 페미니즘

‘분리주의’는 서구 래디컬 페미니즘에서 하나의 전략으로 강조된 개념이다. 래디컬 페미니스트 및 페미니스트 단체들은 그 간의 경험을 통해 남성 제외를 통해 여성회원들이 그들 자신만의 힘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릴린 프라이(Marilyn Frye)는 남성의 기생주의(parasitism)에 대한 반대로 여성의 분리주의를 주장했다. 프라이에 따르면, 지배집단은 피지배집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에 여성에 대한 남성의 접근을 부정함으로써 남성에게 전유되는 이익의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2]

한국의 분리주의 페미니즘

한국의 전형적인 분리주의 페미니즘의 예로는 워마드 혹은 비슷한 방향성을 띤 SNS 페미니스트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워마드 유저 다수가 본인들은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한다고 말하고, LGBTQ와 연대하지 않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성소수자혐오를 행하기도 하므로 워마드가 분리주의 페미니즘 속에 '속한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워마드 노선 중에 분리주의 페미니즘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은 보통 남성 페미니스트를 비판, 거부하며 에코 페미니스트, 게이, 트랜스젠더 등과 연대하여 운동하지 않는다. 종종 트랜스 페미니즘이나 제 3물결 페미니즘은 이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된다. 때때로 성소수자,장애인과 연대하는 주요 여성 인권단체도 비판하기도 한다.

한국의 분리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상당수가 TERF로 그 범위가 매우 겹치는 편이다.

출처

  1. 2018년 7월 5일 여성문화이론연구소 44번째 여름 강좌
  2. 김윤은미 (2003년 6월 30일). “분리주의, 함부로 명명마라”.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