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최근 편집: 2017년 12월 5일 (화) 20:27
낙엽1124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12월 5일 (화) 20:27 판 (개요문 전체 요약으로 변경해봅니다 →‎실태: 정리 시도)

여성혐오(女性嫌惡) 또는 미소지니(영어: misogyny)란 여성에 대한 일체의 타자화와 이로 인한 각종 행위들을 뜻한다. 가부장제와 비슷한 개념들에 집단과 개인이 영향을 받아 형성되며, 인류 역사를 통틀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컨텐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의식이 있는 사회와 개인은 여성혐오를 해소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어 여성혐오는 외래어의 번역어로서 번역에 논란이 있기도 하다.

정의

어떤 젊은 여성이 개를 데리고 지하철에 탔는데, 그 개가 지하철에 똥을 쌌다. 그런데 주인인 여성은 모르는 척하면서 내려버렸고, 대신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치웠다. 이게 바로 유명한 '개똥녀' 사건이다.

그런데, 만약 거꾸로의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할아버지가 개를 데리고 지하철에 탔는데, 그 개가 지하철에 똥을 쌌다. 그런데 주인인 할아버지는 모르는 척하면서 내려버렸고, 대신 옆에 있던 젊은 여성이 치웠다.

만약 이 사연이 관련 사진과 함께 인터넷상에 퍼졌다면 이 사건의 이름은 무엇이 되었을까? 대답을 생각해 보자.

...

아마도 '개념녀' 사건으로 불렸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개똥남' 사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실수 또는 잘못을 했을 때 (혹은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조차) 거기서 '여자'라는 성별을 끄집어내서 'OO녀'라는 이름으로 '한국 여성 전체의 문제'로 만들어버리는 것. 이게 바로 '여성혐오'의 실체이자 핵심이다.
손희정이 여성혐오를 설명하기 위해 든 예시.[1]

여성혐오는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열등한 존재 · 위험한 존재 · 성적(이기만 한) 존재 또는 성스러운 존재 등으로 여기는 일체의 타자화[주 1]를 포괄한다.[2][주 2] 다음을 참고할 것 타자화

그러므로 단순히 여성에 대한 멸시·비하·업신여김 또는 여성에 대한 편견도 여성혐오라고 할 수 있지만 때때로 여성혐오는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여성숭배, 여성이 이상적인 여성상이 되려고 스스로를 구속하는 것, 여자는 꽃이라는 말 등이 그러한 예이다.[주 3] 다음을 참고할 것 코르셋(프레임)

원인

시대적 요인

한반도에서 여성혐오가 제일 심하게 나타난 시대는 의외로 1980년대-2000년대 초반이다.[주 4] 조선시대 초기에는 여성의 재가와 제사 참여 등 많은 것이 자유로웠다. 하지만 6.25 전쟁,IMF 등으로 인한 가부장제의 붕괴로 인해 오늘날의 여성혐오가 심해진 것이다.다음을 참고할 것 조선의 가사노동과 젠더

여성혐오는 늘 가부장제와 역사를 같이 해왔다.

신석기 시대만 해도 모계사회도 부계사회도 아닌 평등사회였지만, 청동기 시대가 되면서 사유 재산이 생겨나고, 남성의 지위는 공고해진다. 이로 인해 여성은 사회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여성들은 심각한 차별, 타자화, 성추행, 폭행성폭력, 강간 등을 당해왔다.

하지만 근대가 되고 가부장제가 서서히 붕괴되면서 남성의 지위가 하락하게 되었고, 여권 향상 운동으로 인해 여성의 가정 밖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기득권 위치에 있었던 남성들은 위협을 느끼게 된다.

또한 신자유주의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쟁에서 패배한 남성이 분노가 상위 계층으로 분출하지 않고, 엉뚱하게도 약자에 속한 여성에게 향하게 된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선 군가산점제 폐지 이후에 여성혐오를 하는 남성이 급증했고, '여성이 남성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거나 데이트 비용, 결혼 비용 등의 문제로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에 무임승차하는 존재'로 여기는 남성들이 많아졌으며 그들이 다시 여성혐오를 확산시키고 있다.

그나마 서양의 경우에는 페미니즘 운동이 비교적 일찍 일어난 데다, 남성들의 지위가 높았다는 사실을 두 성별 다 인지를 하고 있었고, 또한 전쟁 이후 여성 인권의 상승 등으로 자연스럽게 내부개혁이 일어났기에 상대적으로 정착이 잘 된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에서 여성 인권이 그나마 나은 중국의 경우도 전족 폐지 등 여성단체의 노력과, 공산주의·사회주의 통치로 인한 가부장제의 제거 등으로 인해 아직은 도시 한정이지만 여성 인권의 상승이 이루어졌다.[주 5]

다른 요인

박연철(가명·26)씨는 “연애를 못하면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내가 못나고 찌질하고 돈도 없어서 데이트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비참하니까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쟤가 김치녀라서 안 만난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정희진 평화학 연구자는 “남성 집단 내부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격차가 커지게 되면, 맨 꼭대기에 있는 보이지 않는 최상위 기득권 계층 대신 여성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겨레 「20대 남성들 “나는 군대가고 취업도 힘든데…” 비뚤어진 표적」의 인용이다.[3]

하지만 현대 대한민국에서 나타나는 여성혐오의 심화는, 이와는 다른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고나 공학의 남자분반 등에 소속된 남성 청소년에서 나타나는 여성 비하적 발언은 여성이 배제된 공간에서 남성사회 구축을 위해 여성혐오적 정서를 공유하는 것이다. 일베저장소나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 등 여성 비하적 발언, 몰카 등이 난무하는 여성혐오성 커뮤니티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데, 청소년들은 자극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이런 커뮤니티의 영향을 더 쉽게 받는다. 이렇게 여성혐오적인 컨텐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성장하면 나중에 여성에 대한 비하나 실질적인 폭력을 내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그리고 여성혐오적 성향이 없고 젠더 감수성이 풍부한 남성일지라도 이런 집단에 소속될 경우 점차 집단에 동화되여 여성혐오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또 동화되지 않는 경우에도 집단 괴롭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페미니즘의 도입도 1990년대로 매우 늦었고, 그 뒤에 IMF가 찾아와 갑작스럽게 가부장제가 붕괴되었다. 그 이후 페미니즘의 도입과 IMF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의 도입, 극심해진 취업난과 불평등 심화 속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2015년)에 멀티플레이어 비디오 게임 헤일로 3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한 진화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실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남성들이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여성 플레이어를 비난하는 발언을 더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실태

2016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 결과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 문제가 심각하다'는 질문에 전체응답자(1,039명)의 74.6%가 동의했다.[5]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은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

양상

여성혐오는 사회적 배제, 성차별, 남성중심주의, 가부장제, 그리고 맨박스에 기반을 둔 남성 특권성 발언, 여성 비하, 여성에 대한 폭력, 그리고 여성에 대한 각종 성적 대상화신격화를 포함하여 여러가지 방식으로 나타나며,[6][7] 혐오의 피라미드로 여성혐오를 분석해보면 1단계에서 6단계까지를 모두 대응시킬 수 있다. 다음을 참고할 것 혐오의 피라미드로 보는 여성혐오

문화

한편 여성혐오는 고대 세계에 관한 신화종교 신화, 설화 속에서도 발견된다.[주 6] 많은 서양 철학자들과 사상가들도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8]

집단간 차이

여성혐오는 남초 집단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남초집단에 소속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수위의 차이는 있어도 여성혐오적 발언을 하거나 들은 경험이 한 번 이상은 있을 것이다.

해결방법

개인의 개선법

페미니즘이 부정하고 있는 것은 '남성성'이지 개개의 '남성 존재'가 아니다. 만약 '남성'으로 분류되어 있는 자들이,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듯, '나라는 존재를 긍정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 그리고 그것은 누구에게 있어서도 정당한 바람이다 - 여자들이 여성 혐오와 싸워왔듯이 남자들도 자신의 여성 혐오와 싸우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찰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어떤 것이 왜 성차별적인지 알아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주변사람들이 여성혐오적 발언이나 행동을 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지적해주고 성범죄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발언을 하지 않는 등 작은 일 부터 실천하는 것이 좋다. 나아가 여성인권단체에 후원을 하고 서명운동이나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등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좋다. 여성혐오는 한국 사회에 오랜 기간 뿌리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없애기 쉽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성혐오에 대해 인지하고 여성을 남성과 같은 인간으로 바라볼 때 대한민국은 그 여성 혐오를 차차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단어와 어원

한국어 여성혐오영어미소지니(Misogyny)를 번역한 말이며, 미소지니는 다시 고대 그리스어 미소기니아(μισογυνία)에서 유래하였다. 다음을 참고할 것 미소지니(영어 단어)다음을 참고할 것 미소기니아

한편 여성혐오라는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양립해 있다. 다음을 참고할 것 여성혐오(한국어 단어)

같이 보기

부연 설명

  1. 대상화, 객관화, 일반화 등.
  2. 즉, 여성을 남성과 같은 주체가 아닌 '객체'로 생각하는 것은 모두 여성혐오라는 뜻이다.
  3. 여성에게 '여자다움'을 기대하는 이성애자 남성이나, 스스로 '여성스러움'의 잣대를 세워 자기검열을 하는 여성 또한 여성혐오에 해당한다.
  4. 즉, 이종격투기 카페의 주요 연령대가 30, 40, 50대이고, 이들이 여성혐오 성향을 가장 잘 띠는 것도 당연한 것이지도 모른다.
  5. 농촌 지역은 아직 여성 인권이 낙후되어 있다.
  6. 예로 들자면 그리스 로마신화가 있다. 남신인 제우스가 허다하면 저지르는 게 강간, 납치 등 중범죄인데, 이것을 신을 남기는 성스러운 행위로 묘사한다.

출처

  1.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인터뷰 2015년, 한국의 '여성혐오'를 진단하다]
  2. “여성혐오”. 《네이버 지식백과》. 
  3. “20대 남성들 “나는 군대가고 취업도 힘든데…” 비뚤어진 표적”. 《한겨레 신문》. 
  4. Ponti, Giovanni; Kasumovic, Michael M.; Kuznekoff, Jeffrey H. (2015). “Insights into Sexism: Male Status and Performance Moderates Female-Directed Hostile and Amicable Behaviour”. 《PLOS ONE》 10 (7): e0131613. doi:10.1371/journal.pone.0131613. ISSN 1932-6203. 
  5. 진주원 기자 (2016년 7월 27일). “성인 70% "여성혐오 실제 존재…문제 심각해". 《여성신문》. 
  6. Code, Lorraine (2000). 《Encyclopedia of Feminist Theories》 1판. London: Routledge. 346쪽. ISBN 0-415-13274-6.
  7. Kramarae, Cheris (2000). Routledge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Women. New York: Routledge. pp. 1374–1377. ISBN 0-415-92088-4.
  8. Clack, Beverley (1999). Misogyny in the Western Philosophical Tradition: A Reader. New York: Routledge. pp. 95–241. ISBN 0-415-92182-1.